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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박사'도 못찍은 신기한 '찐' 꾀꼬리 사진이 가득

[신간]꾀꼬리야 사랑해_이기동
새 사진이 가득한 동화…'꾀꼬리의 육아일기'

꾀꼬리 부부가 새끼들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사진=이기동제공)저작권법에 의해 무단 전재와 복제금지

 

"이 책을 보면 새들의 생생한 빛깔 뿐만 아니라, 표정까지 사진으로 잘 담아서 마치 새가 직접 동화를 들려주는 듯하고, 새소리를 의성어로 잘 표현해 새들의 노랫소리가 귓가에 쟁쟁히 메아리쳐요. 새들은 빛깔이 예쁘고 빼어나 어느 유명한 세밀화 화가라도 원래의 모습대로는 그리지 못 해요. 그래서 새 도감이나 새 이야기는 자연 속에서 찍은 사진이 있는 책을 읽는 것이 좋아요. 이렇게 새 사진과 이야기가 함께 있는 책을 여러분이 많이 읽었으면 합니다."

'새박사'로 유명한 조류학자 윤무부 경희대 명예교수의 추천사다. 윤 교수의 말처럼 이 책 가득 담긴 꾀꼬리의 사진만 봐도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휘리리 비오.”
“호옹, 호오오옹, 휘리리 비오.”
꾀꼬리들이 짝지어
서로 사랑한다고 부르는 노래가
숲속에 메아리치고 있어요.
_14쪽

엄마는 배 부분의 깃털을 다듬어
알에게 따뜻한 체온이 잘 전달되도록
맨살을 드러냈어요.
알들을 꼬옥 껴안아 품으며
가끔 일어나 알을 굴려주기도 했어요.
_29쪽


알을 박차고 나와 부리를 벌리는 새끼 꾀꼬리, 새끼들에게 먹이를 나눠주는 꾀꼬리 부부, 벌거숭이에서 점점 노란 깃털의 예쁜 옷을 입는 새끼들.

둥지를 지키고 있는 꾀꼬리(사진=이기동제공)저작권법에 의해 무단 전재와 복제금지

 


이 책은 저자인 이기동(58) 목사가 꾀꼬리가 봄에 날아와 가을에 먼 남쪽 나라로 떠나는 시간의 흐름을 초승달, 상현달, 보름달, 하현달, 그믐달 모습과 계절마다 피는 꽃으로 표현했다. 계절에 따라 꾀꼬리의 성장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푸두둥푸두둥, 푸두둥푸두둥.”
아빠와 엄마가 산마루에 있는 나무를 향하여
날아 올라갔어요.
“포도동포도동, 포도동포도동, 포도동포도동.”
어린 꾀꼬리들이
아빠와 엄마를 따라 날아 올라갔어요.
_130~131쪽


가을이 되면서 꾀꼬리 가족이 남쪽 나라로 갈 준비를 하는 끝 부분에서는 이들의 봄,여름, 가을을 지켜본 저자의 벅찬 마음이 느껴지는 듯하다.

신간 '꾀꼬리야 사랑해'(아동문예)는 꾀꼬리 부부의 육아일기를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아름다운 동심으로 담아냈다. 지난 2008년 단행본으로 낸 것을 같이 엮은 두번째 동화 '박새 따라가는 길'은 슬기라는 아이가 박새를 관찰하는 방법으로 박새의 생태를 세세하게 보여준다. 박새와 진박새, 쇠박새의 비슷하면서도 각기 다른 모습과 각각의 노래소리를 접해볼 수 있다. 저자의 아들이 새와 교감을 가지는 사진은 보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고 즐거워진다.

"아빠, 박새는 '찌쮸, 쯔르르르.' 하고 노래하고요,
쇠박새는 '쯔쯔삐이, 쯔쯔삐이'하고 노래하고요,
곤줄박이는 '비비비비이, 비비비비이.'하고 노래해요."
슬기는 자랑수럽게 새소리를 흉내 냈어요
_195쪽


책 속에는 저자가 15년동안 직접 찍은 새 사진 수백 점이 함께 담겨 마치 숲 속 깊은 곳에서 새를 바라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특히 책 뒤에는 꾀꼬리와 파랑새의 일생, 박새의 생태와 함께 쇠박새, 진박새, 곤줄박이, 쇠딱다구리, 오목눈이, 동고비, 상모솔새이야기와 철새와 텃새 등 각종 새 사진과 정보를 보고 얻는 재미도 쏠쏠하다. 꾀꼬리의 부화와 성장, 둥지를 떠남, 철새의 이동에 이르기까지 생태를 동화이야기와 사진으로 정확하게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는 작가의 바람이 책에 그대로 담겨 있다.

꾀꼬리가 경계심이 강해 망원렌즈를 이용하고 둥지 가까이에 카메라를 매달아 촬영했다. 저자가 섬기는 충남 부여 수암교회 뒷산에서 찍은 것이다. 특히 새들이 알껍질을 깨고 부화하는 사진은 '새박사' 윤무부 교수도 찍지 못한 귀한 사진이라고 한다. 새가 뷰 파인더 안에 들어와야 찍을 수 있기 때문에 몇 시간씩 기다리는 것은 일상이라 여러날 찍다가 겨우 한두 컷이 나왔다. 어렵게 찍은 사진 한장마다 순간의 감동과 기쁨이 묻어나오는 듯하다.

꾀꼬리 새끼가 알을 깨고 나오는 모습.(사진=이기동제공)저작권법에 의해 무단 전재와 복제금지

 


박성배 아동문학가는 "생태동화 창작은 말 그대로 지구에 사는 모든 동식물들 중에서 어느 특정한 부류의 살아가는 모습을 남다르게 관찰하고 발견하는 즐거움을 주는 동화"라며 "새에 관한 생태동화들이 생생한 사진들과 함께 차곡차곡 모아져 세계적인 새 생태동화로 집대성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기동 목사는 "성경에서 하나님이 제일 먼저 창조한 동물이 '물고기'와 '새'"라며 "하나님의 사랑을 표현할 때 '독수리가 새끼를 품는 것 같이'의 표현을 쓰는데 파충류나 어류와는 달리 새는 직접 알을 품기 때문이다. 새는 깃털을 뽑아 맨살을 드러내고 새끼를 품어준다. 새의 생태를 그대로 묘사한 이 책을 온 가족이 함께 읽으며 부모님의 사랑을 깨닫고 꿈도 이루고 자유와 사랑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62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호서대학교 신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지금은 충남 부여 수암교회에서 26년째 목사로 이웃들을 돌보며 글을 쓰고 있다. 91년 '시조문학' 추천으로 시인이 됐고, 2004년 '아동문예' 문학상을 받으며 동시와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시집 '마음의 집에 작은 들창을 내어'가 있고, 동화책 '요 작은 새야, 네 이름은 쑥새야!'가, 사진동화 '꾀꼬리와 파랑새의 비밀'이 있다. 한국문인협회 부여지부장이며, 한국사진작가협회 정회원으로 활동하면서 개인전 두 차례 등 다수의 전시를 열기도 했다.

이기동 목사의 동화 '꾀꼬리야, 사랑해!'(사진=이기동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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