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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간에 80만원…불안심리 노린 추석 학원 특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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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시간에 80만원…불안심리 노린 추석 학원 특강비

    불안한 입시생 노린 수 백만 원 짜리 '추석 특강'
    교습비 기준 10배 초과…학원 "코로나 때문에 어려워"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고액 학원비, 학생간 불평등 우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고3 학생들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9월 모의평가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고3 수험생을 둔 박미영씨(47·여·가명)는 지난 9월 모의고사 성적이 떨어진 게 걱정돼 추석 연휴 특강을 알아보던 중 깜짝 놀랐다. 특강비가 예상보다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박씨가 알아본 서울 대치동의 한 입시학원은 연휴 닷세 동안 하루 3시간씩 총 15시간 수업에 한 과목당 75만원이었다. 하루 3시간에 15만원인 셈이다.

    박씨 자녀가 다니고 있는 종합학원 수업료인 월 40만원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액수다.

    하지만 박씨는 자녀를 생각해 어쩔 수 없이 수학과 영어 두 과목을 수강 등록했다.

    박씨는 "코로나19로 아이가 공부에 집중을 못해서인지 성적이 계속 떨어져 걱정"이라며 "학원비가 너무 비싸지만 아이의 미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등록했다"고 하소연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불안한 입시생 노린 수 백만 원 짜리 '추석 특강'

    수능을 두 달여 앞두고 올해 코로나19로 학업에 전념하기 힘들었던 입시생들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한 학원가 고액 특강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입시학원 대부분이 추석 연휴 기간 특강을 편성하고 수강생들을 모집하고 있다.

    서울 대치동의 한 입시학원은 5일간의 연휴 기간 하루 2시간씩 10시간 짜리 단과 수업을 편성했다. 수강료는 과목당 80만원, 하루 2시간에 16만원이다.

    대치동의 한 논술학원도 수리·과학·인문논술 추석 특강을 개설했다. 수업시간은 하루 2시간 30분씩이었으며, 하루 수업료는 20만원이다.

    서울교육청이 정한 강남권 논술 수강료 기준(분당 290원)을 적용하면 2시간30분에 4만3천500원으로 해당 논술학원의 수업료는 5배 가까이 초과한 금액이다. 단과 학원의 경우는 2시간에 1만5천원(분당 125원)인 수업료 기준보다 10배가 넘는다.

    수도권의 유명 학원가들에서도 이같은 추석 고액 특강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성남시 분당구의 한 논술학원도 희망대학별로 5개 그룹으로 나눠 논술 특강을 편성했는데, 학원비는 경기도교육청이 정한 논술 하루 교습비 기준(분당 236원)보다 3배 가까이인 분당 666원이다.

    대치동의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학원가도 적잖은 타격을 입어 추석에 학원을 운영하지 않으면 학원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라며 "휴일인 추석에 수업하는 강사들의 상황을 생각하면 평소와 같은 학원비를 받는 건 말이 안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고액 학원비, 학생간 불평등 우려"

    교습비를 초과 징수할 경우 위반 횟수에 따라 벌점이 부과되며 누적 벌점에 따라 시정명령, 교습정지, 등록말소 등의 제제가 가해진다.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도 부과된다.

    하지만 애초에 단속인력이 부족했던 데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대형 기숙학원의 집합금지 이행 여부 등을 단속하는 데 인력의 대부분이 투입되고 있어 학원가의 교습비 과다 징수에 대한 단속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라 대부분의 인력이 그쪽에 투입돼 있다"며 "교습비 초과 징수는 현장 단속보다는 학부모나 학생의 신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고액 수강비가 경제적 여건에 따라 학생간 격차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구본찬 정책국장은 "코로나19로 (교습비) 기준을 조금 넘어선 것이라면 이해가 가지만 10배 이상 받는다면 폭리로밖에 볼 수 없다"며 "이런 현상은 고액의 학원비를 낼 수 있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간의 불평등만을 낳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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