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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7년 만의 초구가…' 오승환은 그래도 오승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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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헉! 7년 만의 초구가…' 오승환은 그래도 오승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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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8회 초 삼성 오승환이 마운드에 올라 역투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삼성-키움의 시즌 4차전이 열린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이날 경기의 관심사는 21세기 첫 삼성 왕조를 이끈 '끝판 대장' 오승환(38)의 복귀였다.

    오승환은 지난 시즌 중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에서 7월 자진 방출된 뒤 8월 친정팀 삼성과 계약했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에서 뛰던 2016시즌 뒤 해외 도박 혐의에 따른 벌금형으로 한국야구위원회로부터 KBO 리그에 복귀할 경우 한 시즌의 절반인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과 재활 뒤 오승환은 스프링 캠프를 소화하며 올 시즌을 준비했다. 결국 지난 7일 SK전으로 삼성은 오승환이 지난해 계약 뒤 72경기를 채웠고, 오승환은 9일 1군에 등록했다. 2013년 이후 7년 만의 KBO 리그 복귀다.

    경기 전 삼성 허삼영 감독은 오승환에 대해 "오늘은 세이브 상황이 아닌 편한 시점에 내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KBO 통산 최다 세이브(277개) 기록 보유자인 만큼 기량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떨어졌을 경기 감각을 고려해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것.

    오승환으로서도 실전 등판한 지 1년 정도 지난 상황. 또 KBO 리그는 7년 만이고, 새 홈 경기장에서 실전도 처음이다. 오승환은 2013년까지 대구 시민운동장에서만 홈 경기를 치렀다. 오승환도 "몸 상태는 출전에 전혀 지장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4월 연습 경기에서 시속 147km를 던진 이후 실전이 없어 구속이 얼마나 나올지 나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삼성 오승환이 9일 키움과 홈 경기에 앞서 7년 만의 복귀전 소감을 밝히고 있다.(대구=삼성)

     

    결국 오승환은 이날 3 대 4로 뒤진 8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경기장에는 그의 시그니처 등장곡인 그룹 넥스트의 '라젠카 세이브 어스'가 흘러나왔다.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너무나 상징적인 음악이었기에 안 나올 수가 없었다. 라이온즈 파크에 처음 울려퍼진 등장곡.

    공백기가 너무 길었던 탓일까. 2013년 10월 2일 롯데와 사직 원정 이후 2442일 만의 정규리그 등판. 오승환의 초구 146km 속구를 박준태가 통타, 우익수 쪽 2루타를 날렸다. 희생번트까지 오승환은 1사 3루. 실점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오승환은 오승환이었다. 위기의 순간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김규민을 145km 돌직구로 1루 땅볼 처리했다. 3루 주자 박준태는 홈으로 뛰지 못했다. 오승환은 후속 타자 2014년 정규리그 MVP인 서건창을 볼넷으로 내보내 2사 1, 3루가 됐다.

    다음 타자는 국가대표 주전 유격수 김하성. 오승환은 "젊은 선수들과 힘 대 힘으로 붙고 싶다"던 다짐처럼 정면승부를 택했다. 시속 145km 힘있는 포심 패스트볼 초구를 뿌렸고 김하성은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지만 포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됐다. 오승환은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날 오승환의 투구수는 10개. 많지 않았고, 초구에 장타를 허용했지만 여전히 묵직한 구위와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최고 구속은 148km를 찍었다. 첫 실전임을 감안하면 양호한 구속. 포심 패스트볼만 8개를 던졌고, 슬라이더와 싱커가 1개씩이었다.

    삼성은 오승환의 무실점 복귀전에도 승리하진 못했다. 삼성은 2 대 2로 맞선 5회 필승 불펜 이승현이 전병우에게 2점 홈런을 내주며 끌려갔다. 전병우는 1점 차로 불안하게 앞선 9회도 쐐기 1타점 2루타를 뽑아내 키움의 5 대 3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으로서는 오승환의 준수한 복귀전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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