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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발리뷰]삼성화재는 다시 ‘몰빵배구’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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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셜 노컷발리뷰

    [노컷발리뷰]삼성화재는 다시 ‘몰빵배구’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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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는 2013~2014시즌 챔피언결정전 7시즌 연속 우승을 달성한 이후 5시즌 째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사진=한국배구연맹)
    [노컷발리뷰]는 배구(Volleyball)를 가까이서 지켜보는 CBS노컷뉴스의 시선(View)이라는 의미입니다. 동시에 발로 뛰었던 배구의 여러 현장을 다시 본다(Review)는 의미도 담았습니다. 코트 안팎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배구 이야기를 [노컷발리뷰]를 통해 전달하겠습니다.

    ‘몰빵배구’라는 네 글자만 봐도 많은 배구팬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로 대표되는 ‘몰빵배구’가 2020년 현재 한국 남자배구의 국제무대 부진 원인 중 하나라고 보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몰빵배구’라는 표현도 긍정적인 의미보다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몰빵배구’는 과거 삼성화재가 왕조를 구축하게 한 원동력 중 하나다. 공격이 좋은 외국인 선수에게 공격을 몰아주고 국내 선수가 수비를 전담하는 방식으로 삼성화재는 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프로화 이전 실업배구 시절 삼성화재는 ‘스타 군단’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영원할 수는 없었다. 당시 국내 최고 전력을 자랑했던 삼성화재도 세대교체 시기가 찾아왔다. 흔들리는 팀 중심을 잡기 위해 선택한 방식이 바로 ‘몰빵배구’다.

    삼성화재를 이끌던 신치용 전 감독(진천선수촌장)은 “꾸준히 성적이 좋다 보니 신인 드래프트에서 늘 낮은 순위로 선수를 뽑을 수밖에 없다”고 늘 하소연했다.

    상대적으로 경기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듣는 선수를 데리고 우승하기 위해 삼성화재와 신 전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몰빵배구’라는 혹평을 들으면서도 우승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을 찾았고 원하는 결과를 손에 넣었다.

    과거 V-리그 남자부의 트렌드를 이끌었던 삼성화재지만 이제는 '스피드배구'라는 트렌드를 쫓는 상황이 됐다.(사진=한국배구연맹)
    문제는 삼성화재는 ‘몰빵배구’로 우승했지만 나머지 팀들은 그렇지 못했다. 삼성화재를 따라 하고도 우승하지 못했다. 특정 팀의 독주가 이어지다보니 극복을 위한 고민과 연구 없이 무작정 따라 하는 수준에 그쳤다. 천편일률적인 흐름이 이어지며 결국 국가대표팀에게는 악재가 됐다.

    ‘몰빵배구’는 리그와 달리 대표팀을 구성할 때는 똑같이 사용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대표팀은 V-리그처럼 외국인 선수가 뛸 수 없는 만큼 소속팀과는 다른 배구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이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고, 그 영향으로 국제 무대에서 부진한 성적이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몰빵배구’가 문제였을까. 오히려 고민 없이 ‘몰빵배구’를 그저 따라하기에 급급한, 1차원적인 방식으로 해법을 찾으려던 과거의 단순한 한국 배구가 더 큰 문제였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불행히도 이 문제는 다시 국내 배구계에서 반복되고 있다. 이제는 ‘몰빵배구’가 아닌 ‘스피드배구’가 대세라고 한다. ‘몰빵배구’에 익숙했던 삼성화재는 자연스레 뒤쳐졌고, 삼성화재를 쫓던 현대캐피탈, 대한항공이 그 자리를 대신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나섰다. 여기에 지난 시즌부터는 우리카드가 호시탐탐 우승 트로피를 향한 욕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화재마저 ‘스피드배구’를 해야 할까. 그 동안 ‘삼성화재=몰빵배구’라는 뚜렷한 팀 컬러를 포기하고 낯선 배구를 준비 없이 쫓는 것은 과연 옳은 선택일까. 최근 삼성화재가 보여주는 부진한 성적은 지금 이들의 고민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결과다.

    우리카드의 주전 세터 노재욱은 V-리그 남자부가 부족하다고 평가받는 다양성의 필요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사진=한국배구연맹)
    최근 한국 배구의 최대 고민은 배구를 하려는 유망주의 수가 과거와 비교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V-리그는 아시아쿼터 도입 등을 논의할 정도로 선수 수급에 문제를 느끼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부족한 선수층에도 불구하고 끊임 없는 노력으로 프로 무대까지 입문한 선수들이 제대로 된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꿈을 꺾어야 하는 데 있다.

    V-리그 내 모든 팀이 단순하게 특정 형태의 배구만을 좇는다면 시기적으로 그에 어울리지 않는 스타일을 가진 유망주는 최소한 기회조차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 지금까지 한국 배구는 획일화된 스타일의 배구만을 코트 위에서 선보이는 경향이 강했고, 이러는 동안 많은 유망주가 제대로 코트에 나설 기회도 얻지 못한 채 사라져야 했다. V-리그 각 팀이, 그 지도자가 치열하게 고민하고 공부해 다양성을 선보여야 할 이유다.

    많은 배구인은 리그 내 다양성의 수혜자로 꼽을 만한 대표적인 사례로 우리카드 세터 노재욱을 꼽는다. 2014년 LIG손해보험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노재욱은 현대캐피탈로 이적하며 ‘물 만난 물고기’가 됐다. 한 배구 관계자는 ‘만일 노재욱이 LIG손해보험에 남았더라면 지금 리그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가진 선수가 아닌, 그저 그런 선수로 팬들에게서 잊혀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매 경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V-리그 여자부는 다양성을 가진 팀의 특성으로 최근 많은 배구팬을 경기장과 TV 앞으로 모이게 하고 있다.(사진=한국배구연맹)
    V-리그 여자부가 최근 무섭게 성장하는 이유는 리그 구성원이 가진 다양성 덕분이다. 여자부 6팀은 모두가 같은 배구를 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순위와 관계 없이 선수 구성에 맞춰 다른 스타일의 배구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V-리그 여자부가 최근 많은 팬을 경기장과 TV 앞으로 모이게 하는 이유라는 것이다.

    하지만 V-리그 남자부는 상대적으로 그런 경향이 부족하다. 승패는 크게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내용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이변이라고 부를 만한 극적인 승부는 자주 나오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많은 배구팬이 V-리그 남자부보다 여자부를 더 많이 찾는 것이 최근의 추세다.

    V-리그 남자부 7개 팀이 각기 다른 유형의 배구를 하는 상상을 해본다. 지금처럼 신인 드래프트에서 선발되더라도 별다른 기회를 얻지 못하고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 아닌 A라는 특성을 가진 팀에서 기회를 얻지 못해도 B부터 G까지 다른 여섯 특성의 팀에서 최소한 V-리그에서 뛰어볼 기회를 얻는 모습이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삼성화재는 지금까지 가장 잘했던, 그리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몰빵배구’를 해야 한다. 지금도 많은 팬의 관심을 받고 싶지만 그럴 기회를 얻지 못한, 어쩌면 향후 한국 배구의 미래가 될 작은 ‘가능성’을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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