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남자배구대표팀은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명맥이 끊긴 한국 남자배구의 올림픽 본선 출전에 도전한다.(사진=대한민국배구협회)
2000년 이후 명맥이 끊긴 한국 남자배구의 올림픽 도전. 그래서 ‘큰 형님’부터 ‘막내’까지 모두가 간절하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남자 배구대표팀은 오는 9일(한국시각)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미국, 벨기에와 2020년 도쿄올림픽 남자배구 대륙간 예선에 나선다.
지난달 1일부터 진천선수촌에 모여 올림픽 출전이라는 숙원을 이루기 위해 뜻을 모은 남자 배구대표팀은 첫 시험대에 오르기 위해 7일 새벽 결전지 네덜란드로 출국했다.
현재 한국 남자배구는 국제배구연맹(FIVB) 랭킹 24위로 미국(2위)은 물론 벨기에(12위)와 네덜란드(15위)보다 한 수 아래라는 객관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대륙간 예선에서 세계적 수준의 팀과 싸워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 1월 대륙별 예선에서 본선행을 노리는 방식이 현실적인 도전 과제다.
이 때문에 러시아에서 열린 대륙간 예선을 앞두고 세르비아 전지훈련을 소화했던 여자대표팀과 달리 남자대표팀은 이번 네덜란드 원정에 크게 무게를 두지 않았다. 하지만 올림픽 본선행 도전을 대충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현대 대표팀에 소집된 선수 전원은 올림픽 무대를 밟은 경험이 없다. 맏형인 박철우(삼성화재)와 한선수(대한항공)이 프로 생활을 하기 전에 출전했던 2000년 시드니 대회가 한국 남자배구가 가장 최근 출전했던 올림픽이라는 점에서 그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꿈의 무대’일 수밖에 없다.
사실상 한국 남자배구의 ‘한 세대’가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다는 점에서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의지는 단순한 도전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우여곡절 끝에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한국 남자배구의 위대한 도전을 이끌게 된 임도헌 감독은 “준비는 잘 된 것 같다”면서 “짧은 기간에 완성됐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선수들이 이해해주고 잘 따라와줘서 연습경기 보니 70% 정도 올라온 것 같다”고 현재 대표팀의 상황을 소개했다.
아쉽게 대륙간 예선에서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놓친 여자대표팀의 선전은 뒤이어 대륙간 예선에 나서는 남자대표팀에게 분명한 자극제가 됐다. 임도헌 감독은 “여자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봤다. 우리도 한 경기 한 경기 좋은 모습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년 만의 올림픽 본선 출전에 도전하는 남자 대표팀을 향한 응원은 선수들에게도 분명한 힘이 됐다. 대표팀의 주장 신영석(현대캐피탈)은 “올림픽에 관심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많은 분들이 격려해주셔서 주장으로서 너무 감사하다”면서 “응원을 받은 만큼 우리가 보여줘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한 점 한 점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잘 마치고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