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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백발’ 석진욱 감독의 흰머리 예찬



농구

    ‘자발적 백발’ 석진욱 감독의 흰머리 예찬

    20대부터 2, 3주 마다 염색했던 석진욱 감독은 OK저축은행 부임 후 염색할 시기를 놓친 뒤 흰머리를 고수하고 있다. 자타공인 동안 외모의 소유자인 석 감독은 흰머리로 다니기 시작한 뒤 자신을 어리게만 보는 사람들이 적어져 좋다는 색다른 후기를 전했다. 부산=오해원기자

     

    “이렇게 좋은데 왜 염색을 해야 하나 싶기도 합니다”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은 지난 4월 석진욱 수석코치를 감독으로 정식 임명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창단 감독이었던 김세진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퇴했고, 진통 끝에 창단부터 김세진 감독을 보좌했던 석진욱 감독이 지휘봉을 물려받았다.

    정식 부임 후 석 달 만에 2019 부산 써머매치 현장에서 만난 석진욱 감독은 크게 달라진 모습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하얗게 센 머리카락이었다. 수석코치 때만 해도 풍성했던 검은 머리는 불과 석 달 만에 흰머리가 더 많아질 정도가 됐다.

    23일 부산광역시 기장체육관에서 만난 석진욱 OK저축은행 감독은 하얗게 센 자신의 머리카락에 대한 질문에 환한 미소로 답을 먼저 했다.

    “사실은 아버지도 흰머리가 많으셨다. 그래서 예전에 아버지를 보며 ‘멋있다’는 생각도 했다”는 석 감독은 “실은 나도 오래전부터 염색을 했다. 그래서 언젠가는 나도 염색은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감독이 되고 나서 염색할 시기를 놓쳤다. 그러고 나선 아예 염색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석진욱 감독이 염색을 시작한 것은 남들보다 많이 이른 20대 후반부터다. 가족의 내력인 흰머리가 수술 후 재활하며 더 많아졌다. 특히 옆머리와 정수리는 2, 3주마다 염색을 하지 않으면 눈에 띄게 두드러졌고,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로 염색을 자주 해야 했다는 것이 석 감독의 기억이다.

    단순히 염색할 시기를 놓쳐 흰머리가 더 많아진 석진욱 감독은 예상하지 못한 백발의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다.

    “흰머리로 다니니까 나이 들어 보인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고 밝힌 석진욱 감독은 “전에 염색을 할 때는 나이(43세)보다 어리게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흰머리 덕분에) 나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달라졌다”고 귀띔했다.

    2019 부산 써머매치에서 석진욱 감독의 흰머리를 지켜본 동료 감독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석 감독보다 1살이 많은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더는 염색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생각보다 흰 머리가 잘 어울린다”고 평가했다. 30년 지기 친구인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도 “(석 감독이) 염색을 하면 너무 젊어 보여서 안 된다”고 친구의 흰머리를 응원했다.

    친구보다 먼저 감독을 경험하는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감독을 하면 자연스레 늙는다. 이왕 흰머리를 하기로 했으면 패셔너블하게 헤어 스타일을 짧게 바꿔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30년 친구의 조언을 들은 석 감독은 “내 머리는 내가 알아서 하겠다”는 답과 함께 가볍게 최태웅 감독의 등에 스파이크를 꽂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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