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격동의 韓 당구' 3쿠션 프로화, 멀고도 험난한 길



스포츠일반

    '격동의 韓 당구' 3쿠션 프로화, 멀고도 험난한 길

    지난 2월 프로당구 출범 선포식 당시 모습.(사진=PBA)

     

    ■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CBS 체육부의 <스담쓰담>

    ◇ 임미현 > 매주 금요일에는 스포츠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스담쓰담 코너가 진행됩니다. 체육부 임종률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임 기자. 안녕하세요?

    ◇ 임미현 > 오늘은 어떤 주제로 얘기 나눠볼까요?

    네, 오늘은 당구 얘기를 할까 합니다.

    ◇ 임미현 > 당구가 최근 르네상스로 불릴 만큼 인기가 높아진 상황이죠?

    네, 사실 당구 하면 자장면을 먹으면서 즐겼던 추억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적지 않을 겁니다. 90년대 당구장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던 장면이었죠. 그런데 사실 당구장은 흡연자와 음주자들이 적잖아서 청소년들에게 출입이 금지됐던 때가 있었을 만큼 다소 불량한 이미지도 있었습니다. 여기에 PC방에 밀려 위기를 맞은 적도 있었죠. 그러나 최근에는 다시 붐이 일고 있습니다. 청소년 출입이 가능해졌고 금연 구역으로도 지정돼 당구장이 더 깔끔해졌고, 여성들도 최근 부쩍 즐기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전국체전 정식 종목으로도 채택돼 고교 당구부도 생겼습니다.

    ◇ 임미현 > 당구 중계 시청률이 야구나 배구 등 어지간한 프로 스포츠와 맞먹는다는 애기도 들립니다.

    네, 스포츠채널에서 시청률이 1%를 넘으면 잘 나오는 편입니다. 야구나 배구, 해외 축구 등에서 대체로 이런 시청률이 나오는데 최근 당구 중계도 이와 비슷한 시청률을 보입니다. 아예 당구 전문 채널이 등장했을 정도입니다. 특히 중계 제작비가 야구나 축구보다 저렴해 스포츠채널로서는 아주 인기가 있는 콘텐츠입니다.

    ◇ 임미현 > 이런 인기에 힘입어 당구 프로화 움직임도 나오고 있죠?

    네, 지난 2월 프로당구협회, 즉 PBA가 출범 선포식을 열었습니다. 기존 당구, 특히 3쿠션 인기를 업고 프로리그를 만든다는 겁니다. 현재 당구 대회 최고 우승 상금이 8000만 원, 총상금이 2~3억 원 정도인데 4~5억 원의 총상금을 건 메이저 대회를 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 임미현 > 하지만 프로당구 투어가 본격적으로 출범하기까지는 쉽지 않은 상황이죠?

    네, 그렇습니다. 현재 세계 3쿠션을 관장하는 세계캐롬연맹 UMB가 PBA 투어에 대해 제재 방침을 밝힌 건데요, 프로 대회에 나가는 선수들에게는 UMB 주최 대회 출전을 금지한다는 겁니다. 여기에 가맹 국가 단체 주최 대회도 마찬가집니다. 때문에 대한당구연맹도 이런 방침을 따를 수밖에 없는데요, 그렇게 되면 선수들이 PBA 투어에 출전하기가 쉽지 않게 됩니다.

    ◇ 임미현 > 결국 프로와 아마추어를 분리하자는 의견과 문호를 열어줘야 한다는 입장이 맞서는 거죠?

    네, PBA 측은 선수들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들어 프로 대회에 나서더라도 기존 월드컵이나 세계선수권대회 등 국제대회와 당구연맹 주최 국내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법적 절차까지도 밟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대로 UMB나 대한당구연맹은 PBA 투어에 나가려면 등록을 포기하면 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 임미현 > 이런 갈등에는 역시 밥그릇 싸움이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네, 사실 3쿠션은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유럽에는 스누커가 주류를 이루고 있고 미국에서는 포켓볼이 더 인기입니다. 다만 3쿠션은 우리나라와 최근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에서 인기가 있습니다. 때문에 8000만 원의 우승 상금이 걸린 LG 유플러스컵 3쿠션 마스터스 대회 등 굵직한 이벤트가 우리나라에 열리고 이를 위해 당구 황제 브롬달을 비롯해 쿠드롱, 야스퍼스, 산체스 등 이른바 4대 천왕 외국 선수들이 방한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PBA 투어가 생기면 UMB나 연맹 주최 대회가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프로를 반대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미 1년 내내 국내외 대회가 빼곡히 차 있는 상황에서 PBA 투어가 생기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겁니다. 반대로 PBA 측은 기존 대회보다 더 큰 상금을 내걸고 단숨에 당구계의 주목을 얻으려고 하는 겁니다.

    ◇ 임미현 > 또 다른 당사자라고 볼 수 있는 선수들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네, 일단 몇몇 선수들은 PBA 투어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쿠드롱과 국내 간판 선수인 강동궁 등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선수들은 PBA 투어 출범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UMB와 연맹에서 받을 제재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계선수권이나 월드컵 등은 상금은 적은 편이지만 주목도가 높아 스폰서가 있는 선수들은 계약 관계 때문에 출전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선수들은 대회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입장일 겁니다. 프로골프나 테니스 역시 대회가 많으면 상금도 그만큼 많지 않습니까?

    ◇ 임미현 > 대한당구연맹도 프로와 움직임에 대해 할 말이 적잖은 것 같은데요.

    네, 사실 연맹은 PBA 측의 움직임에 대해 처음에는 우호적인 입장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PBA가 연맹과 이렇다 할 상의 없이 프로화를 추진하면서 그 속내가 무엇인지 의구심이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PBA 측이 특정 당구용품 업체와 손을 잡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프로 리그를 앞세워 전국의 당구장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도까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PBA 투어를 추진하고 있는 스포츠매니지먼트 회사가 브라보앤뉴라는 곳인데 골프 선수 박인비와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 남자 피겨 차준환 등이 소속된 회사입니다. 영화사까지 갖춘 대형 회사인데 이미 빌리어즈 TV라는 당구 전문 채널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결국 한국은 물론 세계 당구 시장을 노리고 프로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게 연맹의 입장입니다.

    ◇ 임미현 > 이번 사태와 관련해 향후 전망은 어떻습니까?

    네, 일단 PBA 투어는 6월 개막을 목표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 테스트 등 선수 확보가 쉽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때문에 동호인들 중 고수를 발굴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구 천재 김행직, 국내 최강 조재호 등 유명 선수들이 나서지 않는다면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UMB, 연맹과 얼마나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프로 당구 성공의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 임미현 > 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