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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완전파괴" 트럼프 연설에 비서실장 표정이…난감?



미국/중남미

    "北 완전파괴" 트럼프 연설에 비서실장 표정이…난감?

    • 2017-09-20 13:28

    트럼프 첫 유엔총회 기조연설 발언 수위 놓고 '부적절' 비판 여론 비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백악관 영상 캡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자신의 첫 유엔 총회 데뷔 무대에서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을 것"이라며 말폭탄을 쏟아냈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연설 도중 한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켈리 비서실장의 제스처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많은 이들은 그의 행동에 공감을 나타냈다. 유엔 총회에서 내놓은 발언치고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적절치 않았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는 반증이다.


    (사진=트위터 캡처)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북한에 대해 "완전히 파괴(totally destroy)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을 것"이라는 발언이다.

    파괴(destroy)는 일반적으로 미국 외교가에서 강력한 보복을 말할 때 관례적으로 쓰이는 용어이고, 오바마 전 대통령도 지난해 '우리는 북한을 우리의 화력으로 확실히 파괴할 수 있다'고 연설한 바 있다.

    그러나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 말 직후 "인도주의적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북한은 우리의 중요한 동맹인 한국의 바로 옆집에 있다"며, 군사공격의 한계를 바로 언급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 파괴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해, 연설의 맥락으로 보면 트럼프의 발언은 훨씬 더 과격하게 들린다.

    게다가 지난달 즉흥적으로 나왔던 '화염과 분노'와 달리 이번 '완전 파괴' 발언은 연설문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즉 미리 준비된 발언으로 상당한 의도를 담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의 아틀란틱 지(紙)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라는 국가 전체의 파괴를 언급, 정권에 압제당하는 북한 주민까지 적으로 돌리는 우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발언의 신뢰와 도덕성마저 떨어뜨리는 행동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그가 '미치광이 이론'을 확실히 따라가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줘서 상대방을 압박하는 장점도 있지만, 여기에는 반대로 위기상황에서 비합리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불안도 증폭시키는 단점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과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유엔총회에 참석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핵문제를 해결할 군사옵션이 존재하느냐는 질문에 "지도를 보라"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군사옵션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수많은 희생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미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인 벤 카딘 의원도 성명을 통해 "선동적이고 무책임한 협박은 우리를 안전하게 지키지 못할뿐더러 우리 동맹국들을 결집시킬 수 없으며 국제적 리더십을 약화시킬 뿐"이라며, '보다 침착하고 종합적인 외교적 접근 방식'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대부분의 현지 언론들도 '북한 완전파괴' 위협은 엄청난 규모의 인명피해를 생각할 때 미국 대통령이 취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니며, 이는 국제사회를 압박하기 위한 발언 차원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한미경제연구소(KEI)의 마크 토콜라 부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발언의 맥락은 유엔 회원국들이 집단적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압박하라고 촉구하는 것"이라며 "오히려 아직은 군사행동 없이 북한을 멈출 수 있다는 사고를 전제로 깔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완전 파괴'라는 거친 표현 그 자체 보다는 그런 표현을 사용한 트럼프 대통령의 진짜 의도를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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