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호
뭔가 어색했다.
10일 중국 친황다오 올림픽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조별리그 2차전 이탈리아 경기에 나선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 선수들의 유니폼 얘기다.
선수들은 이날 오전, 유니폼 상의 왼쪽 가슴에 새겨진 대한축구협회(KFA) 엠블럼인 ''호랑이 마크''를 가리기 위해 파란색 펜으로 때아닌 ''색칠공부(?)''를 해야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국가올림픽위원회(NOC)의 엠블럼 외 그 어떤 엠블럼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거듭 전달해 왔기 때문.
9일 IOC로부터 연락을 받은 협회는 이미 새 유니폼 제작에 들어가 오는 13일 대회 조별리그 최종전인 온두라스전에서 엠블럼 없는 유니폼을 입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IOC가 이날 이탈리아전 역시 ''더 이상 자국 협회의 엠블럼이 달린 유니폼을 입어서는 안된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어쩔 수 없이 KFA를 상징하는 엠블럼을 펜으로 덧칠하고 나와야 했던 것. 흰색 테이프를 붙여봤지만 움직일 경우, 금방 떨어져 덧칠하는 것 외에는 도리가 없었다.[BestNocut_R]
IOC는 각 국 올림픽위원회를 통해 ''국가올림픽위원회(NOC)의 엠블럼 외 그 어떤 엠블럼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일찌감치 알렸고,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역시 올림픽에 앞서 이를 협회에 통보했다. 그러나 ''엠블럼이 들어간 유니폼이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는 국제축구연맹(FIFA) 말만 믿고 있다가 현장에서 낭패를 볼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