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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2번째 승리를 올린 박찬호(35 · LA 다저스)가 부활의 원동력을 팬들의 뜨거운 성원으로 꼽았다.
박찬호는 1일(이하 한국시간) 지역지 ''로스엔절레스 데일리뉴스''와 인터뷰에서 "지난 겨울 은퇴를 생각했지만 한국팬들의 기대와 성원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지난 2006년 장출혈 수술을 받은 박찬호는 지난해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뉴욕 메츠 소속으로 빅리그 단 1경기 플로리다전 선발로 나와 4이닝 7실점 패전을 안았다. 휴스턴 산하 마이너리그로 옮겨가서도 2승 10패 평균자책점 6.21로 부진했다. 박찬호는 당시를 "과연 내가 다시 공을 던질 수 있을까, 다시 구속 90마일대를 찍을 수 있을까 확신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박찬호는 은퇴를 딛고 또한번 우뚝 일어섰다. 비록 초청선수였지만 친정팀 LA 다저스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예전 못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고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개막전 로스터에 들지 못했지만 지난 4월8일 11개월만에 빅리그 복귀전을 치르며 메이저리그에 재입성했다.
간절한 고국팬들의 기대 때문에 시련을 이겨낼 수 있었다. 박찬호는 "한국에서 온 팬들의 수많은 편지와 메모들 때문에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면서 "최소한 1경기, 1시즌은 더 메이저리그에서 경기할 수 있다는 것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후 박찬호는 올시즌 15경기 구원등판과 1차례 선발등판에서 2승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41의 호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지난달 31일 메츠전에서 귀중한 구원승을 따냈다. 4-4로 맞선 4회 2사 만루서 자신의 선발 진입을 막았던 유망주 클레이튼 커쇼에 이어 등판, 3.1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막아내며 팀의 9-5 승리를 뒷받침했다.[BestNocut_R]
박찬호는 이어 선발이 아닌 중간계투로 나서는 데 대한 솔직한 심경도 밝혔다. "포지션에 관계없이 다시 투구할 수 있다는 게 편안하다"는 박찬호는 "몇 이닝 동안 타자들을 관찰할 수 있고 어떻게 상대할지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이 중간계투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다저스 불펜코치 켄 하웰도 "박찬호는 롱릴리프보다는 ''불펜의 선발투수'' 같다"면서 "그가 등판하면 경기가 다시 시작하는 것 같고 어느 상황이나 자신의 투구에 집중한다"는 호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