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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어둠속으로…어디로 가십니까" 눈물 속 신영복 교수 영결식

"시대가 어둠속으로…어디로 가십니까" 눈물 속 신영복 교수 영결식

저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으로 유명한 고 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의 영결식이 18일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에서 엄수됐다. 추모객들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이제 우리는 별세한 신영복 교수와 작별을 하려 합니다. 이 고별 인사는 고인에 대한 우리의 마지막 인사가 아니라 사랑과 희망과 위로를 나누는 인사입니다"

故 신영복 교수의 영결식에서 김기석 신부가 한 기도다.

18일 오전 11시 성공회대에서 신 교수의 영결식이 차분하고 경건한 분위기 속에 열렸다.

영결식을 찾은 유족과 제자, 성공회대 학생 등은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저마다 검은 옷을 입고 엄숙한 표정으로 영결식장을 찾았다.

천여명이나 몰린 탓에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추도객들은 교내 피츠버그홀 좌석과 복도에 서서 영결식 생중계를 지켜봤다.

차분하고 담담했던 영결식은 신 교수의 제자들이 추도사를 낭독하면서 '눈물바다'가 됐다.

사회를 맡은 방송인 김제동씨의 소개로 이재정 교육감이 조사(弔詞)를 낭독했다.

이 교육감은 "우리 시대가 점점 어둠 속으로 밀려가고, 권력의 거짓과 폭력이 역사를 되돌리고 있는데, 지금 어디로 가시는 것입니까"라며 "선생님은 이 시대의 스승이고, 지성"이라고 흐느껴 말했다.

이어 서울여대 윤미연 교수와 고민경 KBS 아나운서, 성공회대 진영종·탁현민 교수가 추도사를 낭독했다.

신 교수 때문에 성공회대에 입학했다는 탁 교수는 "대학교 4학년 때 신 교수는 매주 내가 쓴 글을 읽어주고 지도해줬다"면서 "수천 명의 조문객들은 어느 위인의 죽음을 슬퍼하는 게 아니라, 신체 한 부분이 허물어지는 슬픔을 느끼고 있다"고 애통해 했다.

가수 정태춘씨의 추모곡이 울려퍼진 뒤 추도객들이 신 교수가 즐겨 부르던 '시냇물'을 합창하면서 영결식이 막을 내렸다.

추도객들은 영결식장을 떠나지 않고 신 교수의 시신이 운구되는 순간까지도 함께했다.

'더불어숲' 회원 9명이 운구하는 동안 추모객들은 국화꽃을 관 위에 수북이 쌓아 올렸고, 신 교수의 제자 배기표씨가 영정사진을 들고 천천히 걸어갔다.

故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빈소 (사진=성공회대 제공)

 

이날 영결식에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와 이해찬 전 국무총리, 노회찬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밖에 정운찬 전 국무총리,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각계 인사들도 지난 16일부터 마련된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빈소가 차려진 첫날 3500여명, 둘째 날 4천여명, 이날 천여명 등 모두 8500여명의 조문객들이 찾았다.

신 교수는 1941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및 동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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