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강산하 (두산 베어스 치어리더)
한국 프로야구 뜨겁습니다. 다음 주부터면 본격적인 한국시리즈가 시작되는데요. 경기가 치열해질수록 관중석 열기도 마찬가지로 뜨거워지죠. 선수와 관중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힘 하면 바로 이분들에게서 나옵니다. ‘야구장의 꽃’ 치어리더. 우리가 야구장의 꽃이라고 부르지만, 누구보다 프로의식 투철한 야구인들입니다. 최근 야구장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논란도 일었었는데요. 이분들 생각은 어떨까 싶어서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치어리더 한 분 직접 연결해 봤습니다. 두산베어스의 치어리더 강산하 씨 만나보죠. 강산하 씨, 안녕하세요.
◆ 강산하>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요즘 많이 바쁘시죠?
◆ 강산하>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웃음)
◇ 김현정> (웃음) 하루에 경기 응원을 보통 몇 시간씩 하는 거예요?
◆ 강산하> 연습실에서 경기 전에 연습을 하고, 또 경기 때 뛰는 거라서... 한 8시간 넘게?
◇ 김현정> 어떻게 버텨요?
◆ 강산하> 틈틈이 좀 많이 먹는 편이에요.
◇ 김현정> 잘 드세요?
◆ 강산하> 엄청 먹어요. (웃음)
◇ 김현정> (웃음) ‘치어리더들이 엄청 먹는다.’의외인데요. 치어리더 하신 지는 몇 년이나 되셨습니까?
◆ 강산하> 치어리더한 지는 10년 됐고요. 두산 응원한 지는 5년차 됐어요.
◇ 김현정> 치어리더한 지 10년. 우선 치어리더가 나오셨으니까 왜 팀마다 응원하는 구호가 있잖아요, 응원곡도 있고. 두산은 뭡니까, 두산은.
◆ 강산하> ‘야야야 두산’이라고 있거든요.
◇ 김현정> 들려주실 수 있어요? ‘야야야 두산?’
◆ 강산하> ‘야야야 야야야 두산! 야야야야 야야야야... 계속 야야야’만 하는 거예요. (웃음)
◇ 김현정> (웃음) 손동작도 막 하면서.
◆ 강산하> 그렇죠.
강산하 치어리더
◇ 김현정> 그렇게 열심히 응원해서 우리팀이 딱 이기면 그때 기분은 어때요?
◆ 강산하> 너무 좋죠. 방방 뛰면서 정말 눈물날 것 같아요. (웃음)
◇ 김현정> (웃음) 눈물 날 정도로. 그런데 가끔은 부담스러울 정도의 눈빛을 보내는 남성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 강산하> 응원을 하려고 단상에 올라가 있으면 엉덩이 부분만 영상을 찍으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런 분들이 좀 많으시죠.
◇ 김현정> 엉덩이만 찍는다는 건 어떻게 아셨어요?
◆ 강산하> 저희가 안무를 하다가, 동작을 하다가 뒤돌아 있으면 카메라가 엉덩이를 향해서 찍히고 있는 게 보이잖아요. 깜짝 놀랐죠.
◇ 김현정> 세상에. 그 분을 그냥 뒀습니까?
◆ 강산하> 구단 측에서. 그런 분들은 경찰서에도 간 적이 있었고요.
◇ 김현정> 참 말 못할 고충들이 있죠.
◆ 강산하> 술병을 던지신다든가, 아니면 응원을 못하게 단상에 올라오셔서 뭐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 김현정> 본인들도 같이 춤추고 이러는 분들도 계세요?
◆ 강산하> 차라리 그런 분들은 괜찮은데 원정 갔을 때 응원하지 말라고.
◇ 김현정> 아, 응원하지 말라고, 상대팀 팬이 와서?
◆ 강산하> 네...
◇ 김현정> 그럴 때는 정말 속상하겠어요.
◆ 강산하> 속상하죠. 응원하러 왔는데 응원하지 말라니까. 그러면 저희는 갈 데가 없거든요.
◇ 김현정> 그러고 보면, 치어리더를 야구장의 여성 노동자, 이렇게 보는 시각은 그리 많지 않죠?
◆ 강산하> 그렇죠.
◇ 김현정> 최근에 유명한 치어리더 한 분이 여론의 입방아에 오른 일이 있었어요.
◆ 강산하> 네.
◇ 김현정> 혹시 모를 분들을 위해서 잠깐 소개해 드리자면, 치어리더 박기량 씨가, 한 야구선수의 여자 친구가, 남자친구 사생활을 폭로하면서 치어리더 박기량 씨를 성적으로 문란하다는 듯이 언급을 한 겁니다. 그러자 박기량 씨가 근거 없는 루머에 고소하겠다, 밝히면서 이런 말을 합니다. ‘야구장에는 수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있다. 모두 야구를 사랑하며 가슴 속에는 야구인이란 단어를 품고 사는 사람들이다.’ 이번 사건 보면서 마음이 어떠셨어요?
◆ 강산하> 참 안타깝죠.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아가는 친구인 걸 알고 있는데 안 좋은 시선들로만 바라봐 주시니까. 저희를 좀 인격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인격적으로. 치어리더에 대한 어떤 오해 같은 거, 편견 같은 게 분명히 있죠.
◆ 강산하> 그렇죠. 왜냐하면 의상 같은 부분도 너무 타이트하고 좀 짧고 하다 보니까 야하다, 이렇게 보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저희는 그냥 각 팀의 응원하는 사람들이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프로들인데. 야하게 옷을 입었으니까 우리가 성적 대상으로 삼아도 된다, 이런 편견들이 있는 거예요.
◆ 강산하> 그렇죠. 그런 것 같아요.
◇ 김현정> 박기량 씨는 지금 괜찮습니까?
◆ 강산하> 자기 위치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엊그저께도 대구 경기가 있었는데. 열심히 응원하는 모습 지켜보고 있거든요.
◇ 김현정> 동료들끼리 삼삼오오 모이면 이번 해프닝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을 하세요?
◆ 강산하> 그냥... 우리만 아니면 되니까,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 살아가자 이런 얘기를 했죠.
◇ 김현정> 이런 소문들, 루머들 우리 괴롭혀도 우리 할 일 열심히 하자. 우리가 떳떳하면 되니까.
◆ 강산하>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래요, 우리 사회에서 치어리더에 대한 인식이 어떤 것 같습니까?
◆ 강산하> ‘쟤네들은 왜 옷 벗고 춤을 춰’,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야한 옷 입고 춤추는 사람, 그냥 그런 여자’, 이렇게 보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그런데 저희는 정말 열심히 응원하는 사람들이거든요.
◇ 김현정> 야구인이라고 생각을 하시는 거죠? 스포츠인이라고 생각도 하시는 거고요. 당연한거죠?
◆ 강산하> 그렇죠. 당연한거죠.
◇ 김현정> 막 들어온 신입들은 그런 것 때문에 속상해서 울고 하소연하고, 선배들한테. 그런 일도 있겠어요.
◆ 강산하> ‘왜 우리가 그래야 돼요?’ 이런 이야기를 하는 친구들도 간혹 가다 있거든요. 상처받는 친구들이 많죠. 그래도 ‘언젠가 인정해 주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삽니다. (웃음)
◇ 김현정> 그래요. 강산하 씨는, 어떻게 처음 치어리더가 처음 되셨어요?
◆ 강산하> 대학교 때 캐스팅 됐어요.
◇ 김현정> 그러면 처음에는 아르바이트로 시작하게 된 일을 10년이나 직업으로 삼게 된 치어리더의 매력이 뭔가요?
◆ 강산하> 이 일은 정말 마약 같아요. 마약은 안 해 봤지만, (웃음) 한번 빠지면 계속 헤어나올 수 없는 그런 게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