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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던' 고척스카이돔 7년만에 완공

국내 최초 돔야구장 '고척스카이돔'이 09년 2월 첫 삽을 뜬 지 약 7년 만에 완공, 한구야구 돔구장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 15일 서울 구로구 국내 최초 돔야구장 '고척스카이돔'이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고척돔은 내년부터 넥센히어로즈가 홈구장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사진=윤성호 기자)

 

◇ 34년 한국프로야구에 메이저리그급 돔구장 완공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국내 최초의 돔 야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이 공개됐다.

서울 구로구 고척동 63-3번지 일대에 위치한 고척스카이돔은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의 완전 돔 형태로 지난 2009년 첫 삽을 뜬지 7년 만인 15일 완공됐다.

당초 2008년 건립계획 발표 때만 해도 사업비는 408억원에 불과했지만, 하프돔에서 완전돔으로 계획이 변경되는 등 설계가 8차례나 바뀌면서 2443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고척스카이돔은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도쿄돔보다 지붕이 5m 높은 67.59m다.

외관은 야구공의 역동성을 상징하는 은빛의 유선형으로 지어졌으며 자연채광이 들어오는 투명 차음막이 세계 최초로 설치됐다. 따라서 낮에는 조명을 켜지 않아도 경기가 가능하다.

국내 최초 돔야구장 '고척스카이돔'이 09년 2월 첫 삽을 뜬 지 약 7년 만에 완공, 한국야구 돔구장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 사진은 15일 서울 구로구 국내 최초 돔야구장 '고척스카이돔'의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공개된 돔구장 전용 인조잔디와 메이저리그 전용 흙. 고척돔은 내년부터 넥센히어로즈가 홈구장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사진=윤성호 기자)

 

돔구장 전용 최고급 인조잔디를 심고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는 흙을 깔았으며 15㎝ 두께 펜스를 설치해 선수들의 안전도 고려했다.

(사진=윤성호 기자)

 

관중석은 1만8천여석으로 다이아몬드석과 스카이석, 내야 테이블석 등으로 다양화했으며 경기장 내부에는 선수를 위한 경기 준비시설과 관중을 위한 편의시설은 물론 수영장과 축구장 등 스포츠 시설도 갖췄다.

경기가 없는 날에는 공연장으로 활용할 수도 있어 서남권 문화공간의 상징적인 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척스카이돔 일대는 자정 무렵까지 정체가 빚어지는 교통지옥으로 악명 높은 곳이다.

국내 최초 돔야구장 '고척스카이돔'이 09년 2월 첫 삽을 뜬 지 약 7년 만에 완공됐다. 사진은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 경인로 상습 정체구간. (사진=윤성호 기자)

 

15일 오후 1시쯤 자동차로 성산대교에서 고척스카이돔까지 3km 가는데 20분이 걸렸으며 불과 2km 남은 신정교에서도 12분이 걸렸다.

경기장 내 주차장도 크게 부족할 뿐 아니라 연계 대중교통도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다.

◇ 운영계획은 깜깜이, 서울시의 갑질이 변수

국내 최초의 돔구장이라는 화려한 명성에도 불구하고 활용도는 깜깜이다.

고척스카이돔 완공 기념경기로 15일 여자 국가대표 야구팀과 서울대 야구부와의 친선경기가 열렸지만, 역사적인 국내 최초 돔구장의 개막경기로는 다소 초라했다.

서울시는 목동구장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프로야구 넥센히어로즈의 진입을 유도하고 있지만 협상이 여의치 않다.

서울시는 두산베어스와 LG트윈스가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잠실구장처럼 고척스카이돔 구장의 운영권을 서울시가 모두 쥐고 넥센히어로즈로부터 임대사용료를 받겠다는 계획이다.

넥센히어로즈는 지금도 목동구장을 일일 대관 형태로 경기장 사용료와 사무실 임대료, 관중수입의 10%, 광고수입의 일부로 연 40억원을 서울시에 내고 있다.

문제는 넥센히어로즈가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히어로즈 구단은 9개 다른 프로구단과 달리 모기업 없이 야구로 벌어 먹고사는 그야말로 유일한 야구전문기업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는 넥센히어로즈에 광고운영권은 고사하고 고척스카이돔 연간 사용료를 목동구장의 두 배인 80억원을 요구하고 있다.

목동구장은 이미 내년에는 아마추어 경기만 열기로 서울시와 대한야구협회가 계약을 마쳤다.

국내 최초 돔야구장 '고척스카이돔'이 09년 2월 첫 삽을 뜬 지 약 7년 만에 완공, 한국야구 돔구장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 사진은 15일 서울 구로구 국내 최초 돔야구장 '고척스카이돔'의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공개된 'Dynamic wave'(야구를 상징하는 조각작품). 고척돔은 내년부터 넥센히어로즈가 홈구장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사진=윤성호 기자)

 

넥센히어로즈로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고척스카이돔에 들어가던지 연고지를 이전해야 하는 상황이다.

갑인 서울시가 을인 넥센히어로즈에 선택의 여지를 완전히 없애버린 뒤 백기 입성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일단 2016년부터 2년간 광고운영권을 넥센히어로즈에 주고 이후에 재논의하자는 유인책을 제시했지만, 2018년 이후 전망이 불확실한 넥센히어로즈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다.

넥센히어로즈측은 프로야구 시즌인 4월부터 10월까지만이라도 운영권을 구단에 달라고 역제안한 상태다.

당초 동대문야구장의 대체구장으로 시작된 고척야구장이 고척스카이돔으로 변신한 것은 서울시의 오락가락 행정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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