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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기성용(23·셀틱)은 K리그의 FC서울을 떠나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PL) 셀틱FC로 이적했다. K리그에서 3시즌을 활약하고도 리그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던 기성용은 셀틱 이적 후 세 번째 시즌 만에 리그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리그 정상을 경험한 그의 눈은 이제 더 큰 무대를 향하고 있다. 본인 스스로 이적에 대한 생각을 감추지 않고 있다. "되도록 많은 이적료를 받고 이적하는 것이 좋겠다. 빅리그가 아니더라도 경기에 많이 출전할 수 있는 팀이 좋다"고 자신의 이적조건을 공개했다.
기성용에게 이적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SPL은 경쟁력을 잃었고, 구단은 기성용이 없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더욱이 더 큰 무대에서는 기성용을 향한 구애의 손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선수 본인은 물론, 한국 축구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라도 기성용은 더 큰 물에서 놀아야 한다.
▲레인저스의 몰락과 경쟁력 없는 리그지난 시즌 셀틱은 4시즌만에 SPL에서 우승했다. 셀틱의 전력이 뛰어났던 것도 있지만 라이벌 레인저스의 몰락도 주요한 이유였다. 레인저스는 전 경영진의 탈세와 횡령 등으로 인해 부채가 7,500만 파운드(1,32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인저스는 파산으로 인해 승점을 감점 당했고, 시즌이 끝난 뒤에는 새로운 구단주가 신설 법인을 세워 망한 레인저스를 사들였다. 하지만 레인저스의 주축 선수 대부분은 이러한 결정을 거부한 채 이적을 선택했고, 팀은 여러 구단의 반대로 SPL이 아닌 하부리그에서 경기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전 세계 축구계에서 가장 뜨거운 라이벌 매치 가운데 하나인 '올드펌 더비'의 존재 가치가 하락한 셈이다. SPL을 지탱해온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올드펌 더비'의 경쟁력 하락은 SPL의 몰락을 의미한다. 라이벌이 없어진 셀틱 역시 자국리그에서의 경쟁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이적에 개의치 않는 구단현재 기성용의 이적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선수가 이적의사를 밝히는 것도 모자라 구단에서도 공개적으로 이적료를 제시한 상황이다. 사실상 기성용은 이적시장에 내어진 상황이다. 언제라도 셀틱의 조건을 맞추는 구단이 나타난다면 언제라도 기성용은 유니폼을 바꿔 입을 수 있다.
독일의 축구선수 이적정보 전문 사이트인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현재 기성용의 현재 몸 값은 350만 유로(한화 약 50억원). 시즌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당시 400만 유로(57억원)까지 치솟았던 것에 비하면 다소 낮아진 상태다.
이 수치가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셀틱은 기성용의 이적료로 600만 파운드(약 106억원)을 책정한 상태다. 그러나 셀틱은 루빈 카잔(러시아)가 같은 금액을 제시했을 때 단호하게 거절했다. 3년 전 200만 파운드(약 35억원)에 기성용을 영입한 셀틱은 3배 이상의 이적료를 받아야 떠나 보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기성용을 향한 수 많은 러브콜
새 시즌을 앞두고 기성용은 정신적 지주를 잃었다. 타지에서 돈독하게 정을 쌓았던 차두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1부리그 승격팀인 뒤셀도르프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SPL에서 활약하는 선수는 기성용이 유일하다.
현재 기성용을 원하는 클럽은 다양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물론, 독일 분데스리가, 러시아 프리미어리그까지 다양한 무대에서 기성용을 노리고 있다. 기성용은 스페인리그로의 이적을 원하고 있다는 속내까지 털어놓기도 했다.[BestNocut_R]
잉글랜드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박주영(아스널), 지동원(선덜랜드)이 있다. 한국인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리그가 바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다. 비록 서울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이청용(볼턴)이 2부 리그인 챔피언십으로 강등됐지만 잉글랜드가 매력적인 리그라는 점은 분명하다.
독일도 좋은 무대가 될 수 있다. 힘든 시기를 함께 지내며 힘이 되어줬던 차두리는 물론, 절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와 후배 손흥민(함부르크)까지 다양한 동료들이 빠른 적응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