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37개국 중 3번째로 '혈통'을 중시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18일 열린 '제5차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에서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국민의 다문화 수용성 조사'에 대한 결과가 발표됐다.
우리나라에서 다문화 수용성 조사가 실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는 지난해 12월23일부터 올 1월25일까지 전국 19~74세 총 2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유로바로메터(EB)·유럽사회조사(ESS) 등 국제비교지표를 활용한 이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정체성과 관련해 우리나라는 필리핀,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통 중시비율을 보면 필리핀이 95%로 가장 높았고 베네수엘라 87.6%, 한국이 86.5%로 뒤를 이었다.
일본은 72.1%, 미국 55.2%, 스웨덴은 30%였다.
혈통 중시와 함께 '한국 내 거주'도 국민정체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한국어 사용'은 조사대상 국민의 90.7%가 중요하다는 응답이었다.
또 어느 국가든 다양한 인종, 종교, 문화가 공존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문화공존'에 대해 유럽 18개국은 찬성 비율이 74%인데 비해 한국은 36%로 부정적으로 인식이 팽배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다문화의 한계'나 '일자리 감소', '범죄율 상승', '국가재정부담의 요인'이라고 보는 인식은 각각 39.4%, 30.2%, 35.5%, 38.3%로 유럽 전체 평균인 각각 68.9%, 59.4%, 42%, 55.2%에 비해 낮았다.
이는 우리나라가 유럽에 비해 다문화지향성은 낮지만 외국 이주민을 유럽만큼 실질적 위협의 대상으로는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국민 2500명 대상의 다문화수용성조사를 통해 산출된 다문화수용성지수(KMCI)는 51.17점으로, 다문화에 대해 전반적으로 중립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 연령층일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다문화수용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53.93점)는 60대(47.63점)에 비해 약13%p, 대학 재학 이상 학력층(54.28점)은 중졸 이하 학력층(45.34점)에 비해 약20%p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