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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희종, KBL 챔프전을 '들었다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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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 KGC인삼공사 양희종, 챔피언결정전 코트 안팎서 '맹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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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이 구분하자면 양희종(28·안양 KGC인삼공사)은 수비형 선수다. 대인방어와 협력수비에 능하고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도 눈에 띈다. 이에 반해 득점력은 다소 떨어진다.

    그런데 수비의 장점이 아쉬운 득점력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그 능력을 인정받아 연세대 4학년 시절이었던 2006년부터 성인 국가대표팀으로부터 부름을 받았다. 자신만의 장점으로 단점을 가렸다.

    지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대회 주최국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3점슛 12개를 포함해 42점을 몰아넣은 방성윤이 승리의 주역으로 주목받았다. 그런데 단 4득점에 그쳤던 양희종도 방성윤 못지않은 큰 박수를 받았다. 연장전에서 결정적인 공격리바운드와 스틸을 연거푸 해내며 상대팀에 뼈아픈 비수를 꽂았다. 득점없이도 경기를 지배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경기다.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 인삼공사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양희종의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지난 달 31일에 열린 양팀의 3차전. 인삼공사가 29-35로 뒤진 4쿼터 막반 양희종의 '쇼타임'이 시작됐다. 빠른 공격전개로 김일두의 중거리슛을 어시스트한 장면으로 출발했다. 다음 공격에서는 자신이 직접 3점슛을 림에 꽂았다, 수비 코트로 돌아와서는 황진원의 슛을 블록해 리바운드까지 해냈고 인삼공사는 이어지는 공격에서 김일두의 3점슛이 터지며 전세를 뒤집었다.

    불과 1분 사이에 모두 벌어진 장면들이다. 안양 팬들에게는 광란의 1분이었다. 모두가 기립해 양희종이 불러 일으킨 신바람을 즐겼다.

    인삼공사가 승리한 4차전에서도 양희종의 공헌은 대단했다. 4쿼터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공격리바운드를 3개나 잡아내 상대를 허탈하게 만들었고 오세근이 순간적으로 놓친 틈을 메워 김주성의 슛을 뒤에서 블록하는 호수비도 펼쳤다.

    양희종은 "내가 이 팀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면서 경기에 임한다. 나도 모르게 골밑으로 뛰어들어가고 또 움직인다. 몸이 자연스럽게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지난 2차전 도중 갈비뼈에 실금이 가는 부상을 당했다는 것이다. 숨쉬기도 힘들만큼의 통증이 있다. 웬만한 정신력이 아니고서는 벤치를 지키는 게 맞지만 경기 전 진통제를 맞는 투혼을 발휘하며 코트를 지키고 있다.

    챔피언결정전 들어 득점력도 나쁘지 않다. 4경기 중 3경기에서 두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양희종은 이번 시리즈에서 평균 12.3점, 5.0리바운드, 2.3어시스트, 1.8스틸, 1.0블록슛을 기록하고 있다. 야투 성공률은 39.5%에 불과하지만 3점슛 적중률은 35.0%로 나쁘지 않다.

    동부로서는 골치가 아프다. 그동안 동부에게 양희종은 '버리는 카드'였다. 외곽슛이 약한 양희종을 내버려두고 다른 포지션 수비에 집중했다. 지난 5라운드 맞대결에서 인삼공사가 역대 프로농구 최소득점(41점)에 그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양희종은 동부의 무관심(?) 속에 13차례 슛을 던졌지만 단 1개 성공에 그쳤다. 3점슛 6개는 모두 림을 빗나갔다.

    강동희 동부 감독은 "양희종의 외곽슛이 들어가면 우리로서는 상당히 힘든 경기가 된다"고 말했다. 지금은 공격에서도 상대에 위협을 주고있는 양희종이다.

    그런가 하면 3차전에서는 1점차로 뒤진 4쿼터 막판 마지막 공격에서 슛을 성공시키지 못해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그야말로 챔피언결정전을 들었다 놨다 하고있다.

    [BestNocut_R]양희종은 코트 밖에서도 단연 화제의 인물이다. 챔피언결정전 초반 동부 선수들과의 신경전을 자처해 결승전의 열기를 증폭시켰다.

    팬들 사이에서는 "재밌었다"와 "지나쳤다"로 호불호가 갈렸지만 한 시즌을 정리하는 마지막 승부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있어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는 시선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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