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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홍명보(43) 감독이 '배려'라는 카드를 다시 한번 꺼내 들고 목표 달성에 나섰다.
앞선 중동원정 2경기에서 모두 선제골을 내주고 힘겨운 1-1 무승부로 귀국했던 홍명보호는 오는 22일에 열리는 오만과의 경기에서는 승리와 함께 올림픽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각오다.
지난 1년간 선수들을 배려한 대표팀 운용으로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을 현수준으로 빠르게 끌어올린 홍 감독은 다시 한번 결정적인 순간에 '배려의 리더십'을 발휘해 선수들의 잠재력까지 모두 끌어낼 계획이다.
이달 초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를 앞두고 카타르에서 현지 적응훈련을 하고 있을 당시 남태희(레퀴야)가 직접 홍명보 감독을 찾아와 올림픽대표팀 합류 의사를 밝혔고, 홍 감독은 카타르 이적 후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는 남태희가 또래 선수들과 경쟁하며 중동 원정에서 침묵하던 공격진에 큰 힘이 되어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홍 감독이 남태희를 올림픽대표팀에 선발한 숨은 이유는 또 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14일 아랍에미리트 출국을 앞두고 파주 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나 "(남태희가) 외국에서 외롭게 생활하고 있다"면서 "카타르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 만큼 능력있는 선수가 합류한다면 팀이 강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차가 없는 중동 현지에서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는 만큼 팀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오랜 외국 생활로 인해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한국 축구의 유망주에게 또래들과 함께 운동할 수 있는 기회를 줘 향수병에 대한 고민을 잊게 하겠다는 것이다.
홍명보 감독의 배려는 작은 부분에서도 느낄 수 있다. 홍 감독은 14일 공격수 김동섭(광주)과 취재진의 인터뷰를 주선했다. 지난해까지 좋은 활약을 보였던 김동섭이 최근 들어 김현성(서울)에게 선발 출전 자리를 내주자 김동섭의 기 살리기에 나선 것.
홍명보 감독은 김동섭을 인터뷰에 내보낸 것에 대해 "최근 들어 (김)동섭이가 인터뷰를 가장 안 한 것 같다"면서 웃으며 말을 얼버무렸지만 그의 의도는 분명했다.
올림픽대표팀이 앞선 두 번의 중동 원정에서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가는 경기를 해왔다는 점에서 김동섭의 자신감 회복은 반드시 필요했다. 더욱이 김동섭과 김현성의 경쟁의식은 경기력에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철저한 계산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