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고려대생 김예슬씨가 대학교육을 거부하며 자퇴한데 이어 이번에는 서울대생이 입시 위주의 교육을 반대하며 자퇴 선언을 했다. 사회과학대생이라고 소개한 '공현'이라는 필명의 학생은 '저번 주에 자퇴서를 냈는데...' 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13일 학생회관에 붙였다.
대자보에서 이 학생은 대학을 그만두는 이유를 "대학 서열 체제와 입시경쟁에 대한 문제의식 때문이며 병역거부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대학 서열화나 입시 문제는 대학 교육 차원에서도 악영향이 있으며 등록금 문제도 서열화 및 초과 수요 문제와 깊은 인과관계가 있다"면서 "사회에서의 학력, 학벌 차별 문제 등 모든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싶고 저항하고 싶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애초에 서울대에 오기 싫었지만 결국은 지원하고 입학했다"면서 "'서울대 학생'이라는 정체성에 대해 거부감이 있었기 때문에 대학에 발붙이기도 어려웠다"고 자신의 상황을 전했다.
그는 "고3인 청소년 중 대학을 안 가기로 결심한 사람들이 '대학입시 거부선언'을 준비하고 있고, 대학을 안 갔거나 그만둔 사람들이 '대학 거부선언'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것도 이를 알리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여러분이 서울대 재학생, 졸업생이라는 게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주시고 입시경쟁에 대해 학벌사회와 대학교육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글을 본 서울대생들은 "용기있다", "양심적 병영거부를 선언한 강의석씨와 대학교육거부로 자퇴한 고려대 김예슬 학생이 생각난다"는 반응부터 "자신도 결국 입시교육의 수혜자 아닌가"라는 회의적인 반응까지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