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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하도 많은 전화가 와서 곤욕을 치렀다. 이러다가 부산시청 유도팀이 대한유도회와 맞서는 모양새가 될까 걱정이다."
28일 부산시청 유도팀 이준희(37) 감독은 전화를 통해 하소연부터 했다. 격투기 선수 추성훈(33·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의 말 한마디가 몰고온 엄청난 파장 때문이다.
추성훈은 지난 28일 MBC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 코너에 출연해 "국내에서 유도선수로 뛸 때 피해를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분명히 파벌로 인한 피해를 본 적이 있었다"고 답했다. 방송 직후 각종 포털사이트에는 네티즌들의 글이 쏟아졌다.
추성훈은 1998년 4월 아버지 추계이(57) 씨의 뜻에 따라 한국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부산시청에 입단했고 3년 7개월 만인 2001년 10월 일본으로 돌아갔다. 이준희 감독은 당시 부산시청팀 플레잉 코치로 추성훈과 한솥밥을 먹었고 지금도 연락을 주고 받고 있을 만큼 친분이 있다.
[BestNocut_R]이 감독은 "(추)성훈이의 말 한마디로 인해 갑자기 파벌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데 사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른 문제"라며 "방송에서 성훈이가 직접 말한 것처럼 당시 성훈이의 기량이 편파판정을 잠재울 만큼 다른 선수들을 압도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이어 "분명히 성훈이가 억울한 것도 많았지만 너무 문제를 확대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논란을 일으킨 특정대 출신의 파벌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그동안 언론을 통해 수도 없이 알려져온 해묵은 갈등거리다.
부산시청에서 추성훈은 많은 것을 남기고 떠났다. 술을 거의 하지 않았고 음식을 조절하며 운동에 매달렸던 추성훈의 철저한 자기 관리는 동료 선수들에게 귀감이 됐다. 또 평소 슬리퍼에 운동복 차림으로 다녔던 선수들은 추성훈식의 멋쟁이 패션에 동화되기도 했다.
이 감독은 "성훈이는 한국과 일본 모두에서 제3자였던 것 같다. 분명 한국인이고 본인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유도 선수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국보다 일본이 맞았던 것 같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고 기쁨과 착잡함이 교차했는데 지금은 격투기 선수로 성공해서 흐뭇하다"고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