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골선풍(玉骨仙風))' 브라질 출신의 천재 미드필더 카카(25·AC밀란)를 바라보고 있으면 절로 생각나는 단어다. 살결이 흰데다가 처녀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정도로 참 잘생겼다.
하지만 그는 외모만 뛰어난 선수가 아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축구 실력도 공인받았다. 게다가 '건전'을 뛰어넘어 '종교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을 정도의 '모범적인 생활'로도 정평이 나있다.
2007년 유럽축구 최우수 선수상인 발롱도흐, 월드사커매거진 올해의 선수상,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를 싹쓸이한 카카(25·AC밀란)에게는 늘 '현대 축구의 표준'이라는 찬사가 따라다닌다.
대개의 브라질 축구 스타들은 축구 실력 만큼 그라운드 바깥에서도 끊임없이 이슈를 만들어낸다. 삼바군단의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호마리우, 호나우두가 그랬고 최근의 호나우지뉴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카카는 다르다. '빈민가의 뒷골목에서 태어나...축구공 하나로 부귀영화를 움켜쥐고...'로 흘러가는 대부분 브라질 축구선수들의 삶과는 달리 카카는 브라질의 중산층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 그의 집은 빈민층 동료들의 아지트였다고 한다. 축구왕국 브라질에서도 카카의 이력은 특이한 축에 속한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뛰던 카카는 2003년 AC 밀란에 입단한 뒤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적 한달만에 베스트11에 들어갔고, '포르투갈 황금세대의 주축'인 후이 코스타를 단숨에 밀어내고 주전을 꿰찼다. 이후 그는 별다른 슬럼프 없이 지금까지 브라질 대표팀과 소속팀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플레이메이커로서 그의 특징은 화려한 드리블과 발재간, 득점력을 지니고 있으면서 팀플레이까지 겸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쩌면 현대축구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외모나 실력보다 더 인정받는 요소는 그의 성격과 사생활. AC 밀란 구단 측은 카카가 20대초반일 때부터 "팀의 차기 주장은 카카"라고 선언했다. 나이와 무관하게 동료 선수들, 팬들의 경외심마저 불어일으킬 정도로 카카의 생활은 모범적이다.
12세때부터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카카의 골 세리머니는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르키는 제스쳐. 예수에 대한 경외감을 표현한 세리머니라 한다. 그의 유니폼 안 티셔츠에는 '나는 예수님의 사람', '예수님은 당신을 사랑합니다' 등의 문구가 새겨진 경우가 많다. 좋아하는 음악은 복음성가, 즐겨읽는 책은 성경이다.
[BestNocut_L]2004년부터 UN에서 빈곤퇴치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그는 "선수 생활 은퇴 이후에는 성직자의 길을 걷고 싶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스타들이 즐비한 '파티'나 술자리에서 그의 모습을 보는 것은 힘들다. '수도승'이라는 별명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지난해 결혼 전에는 "결혼식 전까지 순결을 유지했다"고 고백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FIFA올해의 선수 시상식에서 축구 황제 펠레는 "카카는 지난 4년 동안 미드필더로서 최고의 활약을 보였다. 또 그는 경기장 밖에서도 다른 선수들의 귀감이 된다. 한마디로 그는 완벽한 선수(the complete player)"라는 찬사를 보냈다. 축구황제에게까지 인정받을 만큼 경기장 안팎에서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이는 카카. 한동안 그의 앞길은 거침이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