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성 관장. 사진=다큐멘터리 '링' 제공
'불사조로 불리운 사나이' 박현성(팀피닉스) 관장이 지난 24일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했다. 향년 46세.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불꽃 같은 삶이었다. 고향 충남 대천에서 알아주는 악동이었던 박현성은 1983년 소년체전에서 우승하는 등 아마추어 복싱 유망주였다. 그러나 석연찮은 판정으로 86년 아시안게임, 88년 올림픽 출전이 좌절되면서 방황한다.
삶의 목표를 잃은 박현성은 폭력조직 세계에 발을 디딘다. 대천 바닥을 주름잡으며 밤의 황제로 군림하지만 그는 반대파 조직원들의 테러로 아킬레스건이 잘리는 사고를 당한다. 이후 분신자살을 시도하지만 남은 건 전신화상과 1급 장애인 판정 뿐.
생사를 넘나들던 박현성은 27차례 수술 끝에 재활에 성공하고, 조폭생활을 청산한 후 복싱과 격투기 지도자로 활동한다. 분신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그는 2003년부터 수 년간 국내 종합격투기 대회 '스피릿MC'에서 활약하며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인다.
열정적인 가르침으로 유명한 박현성은 수많은 제자를 양성했다. 영화 '주먹이 운다'에서 주인공 류승범의 실제모델인 서철을 지도했고, '한국판 밀리언 달러 베이비'로 불리는 여성복서 민현미도 그가 키웠다. 복싱 세계챔피언을 지낸 다음 격투기로 전향한 지인진과 최용수에게는 격투기 기술을 전수했다.
2006년 영화 같은 그의 삶을 담은 '소설 박현성'이 출간됐고, 2013년에는 그가 여제자를 올림픽에 출전시키기 위해 도전하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링'이 개봉했다.
발인은 26일 오전 9시. 유족은 아내와 1남1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