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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습으로 한 가정집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당신이 만약 가자지구에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도처에서 공습이 이뤄지고 있는데 민간인들이 어떻게 '경고 미사일' 신호와 폭발음을 구별해낼 수 있단 말입니까"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연일 공습을 퍼붓고 있는 가운데 민간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사전 경보 시스템이 구설에 올랐다.

미국 CNN은 16일 이스라엘의 경보 시스템이 인권활동가들로부터 비판에 직면했다고 보도하면서 민간인에 대한 공습 경보를 "지붕에 노크하는 격"이라고 풍자했다.

현재 이스라엘군은 공습에 앞서 주민들에게 경고 전단지를 뿌리거나, 사전 녹음된 전화 메시지를 통해 대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이집트의 휴전안을 거부하면서 교전이 재개된 이날도 이스라엘군은 추가 공습을 시사하며 가자지구 북부 주민 10만명에게 오전 8시까지 집을 떠나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009년부터 이 방법을 민간인 경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숱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이 인권운동가들의 지적이다.

건물이 비어 있는지 불확실하다고 판단되면 이스라엘군은 건물 지붕을 겨냥해 폭발물을 조금 싣거나 아예 싣지 않은 미사일을 발사한다. 이런 미사일이 사상자를 유발하지는 않지만, 주민들에게는 심각한 위협으로 느껴진다는 점이 문제다.

지난 13일 현지 언론에는 이런 위험성을 여실히 드러내는 한 장의 사진이 실렸다.

와타니아통신이 보도한 이 사진은 무장하지 않은 로켓 또는 미사일이 민간인 주택의 지붕 위에 떨어져 연기가 피어오르고, 열려 있는 창문 틈새로 커튼이 부풀어오른 장면을 포착했다.

통신은 이어 15분 뒤에 두 발의 미사일이 건물을 강타했으며, 건물 정면이 날라가고 사방에 파편이 튀었다고 전했다.

인권활동가인 마흐무드 아부 라흐마는 "(경고용) 미사일을 보내는 것은 절대 경고가 될 수 없다"면서 "미사일은 크기와 관계 없이 (그 자체가) 민간인들을 공격 대상으로 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전 경고를 아예 접하지 못한 주민들도 적지 않다. 벤 웨데만 CNN 특파원이 지난 11일 미사일 공격을 받은 가정집을 방문했는데, 해당 주민들은 어떠한 공습 경보도 전해 듣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의 공습은 9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전날 하마스가 쏜 로켓 포탄 수십 발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공습을 재개한 가운데 하루 동안에만 7명의 팔레스타인인 희생자가 발생했다.

BBC 등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계속된 가자지구 공습으로 지금까지 팔레스타인인 204명이 숨졌고, 부상자도 1500명을 넘어섰다. UN(유엔)은 희생자 가운데 80%가 민간인이고, 4분의 1이 어린이라고 밝혔다.

하마스의 로켓 공격에 첫 이스라엘 사망자도 발생했다. 이스라엘군은 이스라엘 에레즈 국경 인근에서 병사들에게 음식을 공급하던 38세 이스라엘 남성이 로켓 공격을 받고 숨졌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발생한 이스라엘쪽 부상자는 최소한 1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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