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구에 부끄러운 역사가 또 하나 생겼다.
10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 대회 결승전에서 연세대의 정재근 감독이 판정에 불만을 품고 심판을 향해 주먹으로 때리려는 행동을 한 것도 모자라 아예 '박치기'까지 했다.
☞연세대 정재근 감독의 박치기 영상 보러가기 (출처-점프볼)지난 달 2014 브라질월드컵 G조 조별리그 독일과 포르투갈의 경기 도중 피치에 앉아있는 독일의 토마스 뮐러의 머리에 고의적으로 머리를 갖다댄 포르투갈의 페페를 연상시킨 행동이었다.
정재근 감독은 왜 흥분한 것일까.
연세대가 77-80으로 근소하게 뒤진 연장전 중반 허훈의 절묘한 패스를 받은 박인태가 골밑에서 오픈 기회를 잡았다. 박인태가 슛을 시도하려는 순간 고려대 이승현이 다가가 손을 뻗었고 박인태의 슛은 림에도 맞지 않고 불발됐다.
이어 고려대가 리바운드를 따내자 정재근 감독이 불 같이 화를 냈다. 바로 앞에 있는 심판을 밀치며 주먹으로 때리려는 시늉을 했고 또 다른 심판을 향해서는 아예 '박치기'를 하며 밀쳤다.
심판은 정재근 감독에게 퇴장을 선언했다. 고려대는 퇴장에 따른 테크니컬 자유투 4개를 얻었고 이승현이 자유투 4개를 모두 성공시켰다. 사실상 여기서 승부가 결정됐다.
연세대는 4쿼터 중반까지 고려대에 앞서갔다. 그러나 4쿼터 막판 연이은 실수 탓에 75-75 동점을 허용, 승부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설상가상으로 주축 빅맨들이 전부 파울트러블에 걸려 정상적인 경기를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같은 정황상 정재근 감독이 더 흥분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TV 중계 화면을 봤을 때 이승현의 손은 박인태를 건드리지 않았다. 만약 이승현이 박인태의 팔을 건드렸다면 공은 림을 향해서가 아니라 림 바깥쪽을 향해 튀어나갔을 것이다.
정재근 감독은 경기 막판 작전타임 때 천기범을 향해 "X놈의 X끼"라는 욕설을 했고 이 장면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이날 경기는 지상파 TV를 통해 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