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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산 산사태 재발 가능성,"예술의 전당 위험"



사건/사고

    우면산 산사태 재발 가능성,"예술의 전당 위험"

    지질학 교수 "서울시에 추가 지질조사 요구했지만 묵살"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3년 전 발생한 우면산 산사태 재발방지 대책이 허술해 예술의 전당 등도 위험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011년 7월 우면산 산사태 이후 서울시는 민관합동조사 테스크포스(TF)를 꾸려 원인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에 나섰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는 예술의 전당과 국악원 등 우면산 북쪽 사면은 추가 산사태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서울 및 중부지방의 집중호우로 지난 2011년 7월 27일 서울 서초구 우면산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예술의 전당 일대를 뒤덮었다. 윤창원기자

     


    ◈ "전체 지질조사 없이 토목공사만 강행"

    이진한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우면산 복구공사 이후에도 예술의 전당과 국악원은 산사태 위험도가 매우 높게 측정된다"며 "앞으로도 점토층이 일정정도 쌓이고 하중만 걸리면 산사태가 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지역"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교수는 서울시가 지난 2012년 5월 우면산 산사태 2차 원인조사에 연구위원으로 참석했다.

    이 교수는 최근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나 "당시 조사에 참여하면서 산사태 위험지도를 작성했다"며 "예술의 전당이 위험한 상태로 나와 정밀 지질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우면산의 주요 암체(기반암)는 편마암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위에 풍화작용 등으로 부서진 붕적층이 쌓였다가 집중호우로 붕적층이 유실되면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기반암과 붕적층 사이에는 얇은 점토층이 존재하는 데 붕적층의 무게가 임계치에 달한 상황에서 빗물과 섞인 점토층이 윤활 작용을 하면서 산사태로 이어졌다는 것.

    서울 및 중부지방의 집중호우로 지난 2011년 7월 27일 서울 서초구 우면산에서 발생한 산사태가 인근 아파트 단지를 덮쳐 처참한 모습을 보였다. 윤창원기자

     

    결국 우면산 전체에 대한 지질조사가 선행돼야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비책이 세워져야하지만 서울시는 2011년과 2012년 두차례에 걸친 조사에서 지질학적 특성에 무게를 두지 않았다는 게 이 교수의 주장이다.

    실제로 CBS노컷뉴스가 서울시로부터 확보한 우면산 산사태 원인조사 2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질학적 특성이 언급되긴 했지만 시간대별 강우량과 발생시간, 인공시설이 미친 영향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교수는 "근본적인 지질조사와 점토층의 마찰특성 등을 연구하면 모니터링 시스템을 작동해 산사태 사전 경보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점토층에 대한 자세한 조사 의견을 냈지만 서울시에서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산사태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지질 특성인데 (정부와 학계에서는) 공학적이거나 토목적인 관점만 가지고 보려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지질적으로 문제가 있더라도 공학적으로 보완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시 우면산 산사태 원인 추가보완 조사에 참여한 연구위원들은 '위험지도'를 작성했다.

    지질학적 특성과 현재 붕적층 상황 등을 반영해 만든 '위험지도'에 따르면 2011년 산사태 당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방배동 래미안 아파트와 남태령 전원마을, 우면동 형촌마을 등은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분류됐다.

    예술의 전당을 포함한 우면산 북쪽 사면 역시 위험지역으로 표시됐다.

    이 교수는 "여러가지 데이터를 넣어서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예술의 전당쪽도 심한 불안정으로 나온다"며 "그 곳을 좀 더 정밀하게 조사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및 중부지방의 집중호우로 지난 2011년 7월 27일 서울 서초구 우면산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예술의 전당 일대를 뒤덮고 있다. 윤창원기자

     

    ◈ "추가 조사 요구 묵살" VS "처음 듣는 얘기다"

    사고 당시 정밀한 원인조사보다 뒷수습에만 바빴던 상황도 언급했다.

    이 교수는 "지질조사를 하기 전에 공사부터 하고 있었다"며 "원인을 분석한 뒤 공사를 해야하는 데 순서가 뒤바뀌었다"고 말했다.

    또 "산사태 직후 우면산에서 얻을 수 있는 게 많았는데 일부만 남은 상태에서 조사에 착수했고 현장보존도 안 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도시안전실 관계자는 "예술의 전당이 위험하고 추가 지질조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며 "당시 2차 조사에는 토질이나 임상, 수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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