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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김주희, "우울증으로 권투 포기할 뻔"

김주희

 

거인체육관(현 스프리스 체육관)에 들어선 1999년 이래 김주희(21·스프리스체)는 지난 8년간 체육관을 찾지 않은 날이 거의 없다. 고교시절 수학여행을 가느라 체육관에 나오지 못한 것을 제외하고는 8년간 매일같이 체육관을 찾아 샌드백을 두드렸다.

김주희를 발굴해 세계 챔피언으로 키운 정문호 스프리스체육관 관장이 가장 높게 평가하는 부분 역시 이 성실함이다. 정 관장은 "주희는 재능이 뛰어난 선수는 아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끊임없는 노력과 성실함으로 100년에 한번 나오기 힘든 최고의 복서가 됐다"고 말한다.

자신의 인생과 복싱을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다고 말할 만큼, 복싱에 대한 열정 역시 세계 최고인 김주희다. 그러나 이런 김주희에게도 슬럼프는 있었다.

지난해 11월 ''발가락 골수염''으로 오른 엄지 발가락 뼈의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은 직후 간신히 병상을 털고 일어난 김주희는 WBA(세계복싱협회) 라이트플라이급 타이틀 매치를 준비하면서 심각한 슬럼프에 빠졌다.

아픈 발 때문에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면서 받는 스트레스와 부상으로 타이틀 매치를 연기하면서 "김주희도 한물간 거 아니냐"는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은 급기야 우울증에까지 이르게 했다.

[BestNocut_R]특히 연예인들의 연이은 자살 소식이 신문 1면을 장식하던 올해 초, 김주희는 "왜 자살하는지 이해가 가요"라고 정 관장에게 말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 날도 축 처진 어깨로 체육관에 들어선 김주희는 정 관장의 호출을 받았다. 체육관에서 가장 무거운 덤벨을 들고 관장실로 들어오라는 것. 잔뜩 긴장한 김주희는 13kg의 덤벨을 들고는 ''낑낑''거리며 관장실로 들어섰다.

순간 정 관장은 김주희가 힘겹게 들고 있는 덤벨의 한쪽을 자신의 손으로 받치며 "너랑 나랑 같이 드니까 어때? 경기는 너 혼자 하는게 아니야. 부상도 너 혼자 안고 가는게 아니야. 뭐가 걱정이야. 우린 함께 시작했고, 앞으로도 잘 해낼 텐데"라며 다독였고, 정 관장의 격려는 벼랑 끝에 매달려있던 김주희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었다.

김주희는 "권투계에서 잊혀지지 않는 김주희가 될 수 있게 만든 것은 관장님이에요. 앞으로 효도해야죠"라며 정문호 관장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며 이내 눈시울을 붉혔다.



[동영상]김주희 "헝그리 복서 맞는데요. 얼짱은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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