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
프로야구 LG-삼성전이 열린 19일 잠실구장. 선동렬 삼성 감독은 이날 경기 못지 않게 신경이 쓰이는 데가 있는 눈치였다. 오는 7월 6일 방한하는 호시노 센이치 일본 국가대표 야구팀 감독의 대접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선감독은 지난 1996년부터 4시즌 동안 일본 주니치 드래곤스 시절 호시노 감독 밑에서 선수생활을 했고 그 친분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 호시노 감독은 일본 대표 사령탑 자격으로 2008 베이징올림픽 예선상대인 한국 전력을 파악하기 위해 7월 6일 대구 삼성-두산전을 관전할 예정이다.
미향(味鄕) 광주 출신 선감독은 "정갈한 한식이 나을 것 같은데 좋은 데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은근히 걱정이었다. 그러나 선감독의 근심에는 옛 스승에 대한 극진한 배려와 함께 또다른 이유(?)가 있는 듯 보였다.
주니치 시절을 회상하던 선감독은 호시노 감독과 관련된 무시무시한(?) 일화를 들려줬다. 일본에서도 굉장한 열혈남으로 알려진 호시노 감독이 열받으면 선수들을 때렸다는 것.
이후는 선감독의 경험담. "한번은 경기 중 덕아웃 뒷편 방에 엎드려 맛사지를 받고 있는데 호시노 감독이 노구치라는 선수를 데리고 들어오더라. 한데 바로 누운 옆에서 5분간 노구치의 뺨과 얼굴 등을 사정없이 치더라. 이후 노구치는 입 안이 헐어 한동안 빨대로 식사를 할 정도였다. 80년대는 TV 카메라가 있는데도 벤치에서 주먹이 날아갔다더라." 잘 하는 선수에게는 정말 잘 대해주지만 어이없는 실책 등에는 어김없이 주먹이 날아든다는 것.
[BestNocut_L]다행히 외국인선수였던 선감독에게까지 폭행이 가해지진 않았다. 그러나 선감독도 일본 진출 첫해인 1996년에는 호시노 감독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았다. 선감독은 "일본말을 잘 몰랐지만 욕을 뜻하는 ''빠가야로, 고노야로'' 등의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은퇴한 오치아이 에이지는 지금도 호시노 감독과 식사를 하지 않을 정도"라는 선동렬 감독. 과연 오는 7월 6일 호시노 감독과 맛난(?) 식사를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