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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20000418…수혁아, 수혁아! "기적 믿어요"

    • 2007-04-1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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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포수 임수혁 2000년 4월 18일 쓰러진 후 7년, 의식불명인 채 자택 투병

    임수혁
    ''4월 18일''.

    누군가의 결혼기념일일 수도 있고 생일일 수도 있는, 1년 365일 중 특별할 것 없는 그냥 그런 평범한 날이다. 그러나 2000년 4월 18일 한 야구 선수는 부산 야구팬들과 가족들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더 이상 포효하지 못하는 ''마림포''

    프로야구 LG와의 경기가 열린 잠실야구장. 2루에 있던 롯데 주자 한 명이 갑자기 쓰러졌다. 누구 한 사람 상황을 제대로 이해 못했고, 허둥대다 뛰쳐나온 팀 관계자들은 선수의 헬멧을 벗긴 뒤 허리띠를 풀고 들것으로 덕아웃에 옮기는 게 고작이었다. 프로생활 시작 무렵부터 갑자기 심장이 느리게 뛰면서 뇌에 올라가야 할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는 심장 부정맥을 앓아온 선수에게 당시 필요한 것은 심장 마사지였다. 그러나 수많은 관중이 들어찬 서울 잠실구장에 이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의사 한 명 없었다. 수십 분의 시간이 흐른 뒤 병원으로 옮겨져 맥박과 호흡을 살려 낼 수 있었지만 이미 일부 생리작용만 하는 식물인간 상태로 접어들었다.

    ''임수혁''. 지난 1999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7차전 9회 동점 투런포 등 1995년부터 2000년까지 거인의 안방을 책임지며 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한 방으로 사랑을 받던 그는 그렇게 그라운드를 떠났다.

    프로구단의 안이한 선수 안전의식에 경종을 울리며 프로야구판을 뜨겁게 달궜던 그의 사고는 그렇게 7년이 흘렀고 간간이 흘러나오던 소식도 뜸해졌다.

    #이제는 일상, 그러나 놓을 수 없는 희망의 끈

    지난 2005년 말 임수혁은 병원에서 아내 김영주(38) 씨와 아들(중1)과 딸(초등5)이 있는 경기도 용인 수지의 집으로 왔다. 물이나 침을 삼키지 못하고 대소변도 가리지 못하는 7년 전의 상태 그대로다. 신장 186㎝, 체중 96㎏의 건장한 몸도 변함이 없다.

    그러나 다른 가족들은 7년이라는 세월 동안 많이 변했다.

    아내 김 씨는 지난해부터 집 근처에서 미술학원을 꾸려가고 있다. 지난 2004년 롯데와 LG구단과의 보상 문제가 마무리돼 3억1000만 원의 보상금을 받았지만 매월 300만원 이상 들어가는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서다. 저항력이 없는 몸에 치명적인 감기라도 걸려 응급실에 가는 날이 많아지면 치료비는 더욱 늘어난다.

    김 씨는 "일 나가는 동안 간병인이 와서 아이들 아빠를 돌본다"며 "아이들 아빠는 그대로지만 우리 가족에게는 현실적인 문제가 더 크게 다가온다"며 일을 시작한 이유를 설명했다.

    사고 당시 유치원에 다녔던 아들은 이제 중학생이 됐다. 중학생 아들은 ''아빠 임수혁''의 아들답게 키가 170㎝가 넘을 만큼 또래 보다 체격이 좋다. 항상 누워만 있는 아버지를 보았기 때문일까. 아들은 운동보다는 여느 학생들처럼 정상적인 학교 생활을 원한다고 김 씨는 말했다.

    가족들이 변한 것은 외모와 직업 외에도 또 있다.

    아버지를 대하는 자세다. 김 씨는 "반드시 회복될 것이라고 믿었을 때는 너무 힘들었다"며 "이제는 너무 큰 기대를 갖지 않고 있는 그대로 남편을 대하니 견딜 만하다"고 했다.

    그러나 도저히 변할 수 없는 것도 있다. 바로 ''기적''을 바라는 가족들의 간절함이다.

    "의사 선생님이 남들이 기적이라고 말하는 1%의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며 "나중에 아빠가 깨어났을 때 부끄럽지 않도록 하자고 아이들과 약속했다"는 부인 김 씨의 말에서 실낱 같은 희망을 붙잡고 온 가족이 하루하루를 이겨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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