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원조 한국인 메이저리거 박찬호(33)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FA(자유계약선수) 좌완 배리 지토(28)가 역대 투수 최고액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둥지를 틀었기 때문이다. 서부지구 팀을 물색 중인 박찬호로서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는 29일(한국시간) 지토가 샌프란시스코와 7년 간 1억 2,600만 달러(약 1,170억원 · 연평균 1,800만 달러)에 FA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지토의 총액은 지난 2001시즌 전 마이크 햄튼(애틀란타)이 세운 8년간 1억 2,100만 달러를 넘는 역대 투수 최고액이다. 또한 지난 1999시즌을 앞두고 7년간 1억 5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케빈 브라운 등에 이어 투수로는 세 번째로 총액 1억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2002년 사이영상 수상자인 지토는 ''폭포수 커브''로 지난 시즌 16승10패,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했으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7년 통산 102승63패를 거뒀다.
지토의 엄청난 계약금액에 놀라고만 있을 때가 아니다. 당장 박찬호가 선택할 팀이 줄어들었다. 지난 2001년말 5년간 6,500만 달러의 대박계약을 맺은 박찬호는 이제 돈이 아닌 명예롭게 선수생활을 마감할 팀을 물색 중이다.
때문에 자신이 좋은 모습을 보였던 미국 서부지구 팀들을 원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가 그런 팀 중의 하나였으나 지토의 영입으로 일단 더이상 선발투수 영입은 없을 전망이다.
게다가 좌완 베테랑 선발요원들인 랜디 존슨과 데이비드 웰스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 자신들의 고향과 가까운 서부지구 팀들을 원하고 있다. 박찬호가 선발투수로서 경쟁을 하기에는 벅찬 상대들이다.
좌완 3인방의 서부행 러시로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박찬호가 자신의 바람대로 서부지구 팀에서 내년 시즌을 맞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