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그라운드의 별들이 산타가 되어 돌아왔다.
한국 프로축구(K리그)와 해외 각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혹은 과거 빛나는 활약을 펼쳤던 한국축구의 별들이 25일 크리스마스를 맞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2006 푸마자선축구대회''에서 한자리에 모였다.
이제 유니폼을 벗고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는 홍명보(대표팀), 황선홍(전남), 김태영(관동대),강철(전남) 코치를 비롯해 서정원(SV리트),윤정환(사간토스),이호,현영민(이상 제니트),조재진(시미즈),김동현(루빈 카잔),김진규(주빌로)등 해외파 선수들까지 모두 한뜻으로 모여 크리스마스를 빛냈다.
경기는 6-5로 사랑팀의 승리. 그러나 처음부터 승부는 중요하지 않았다. 골이 네트를 가르더라도, 혹은 허공으로 떠오르더라도 경기장을 찾은 어린이들을 비롯한 관중들이 즐거워 한다면 이것으로 선수들은 족했다.
이날 사랑팀은 산타할아버지의 복장을, 희망팀은 만화 동물 캐릭터의 옷을 입고 나와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는 등 확실한 팬서비스를 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첫골의 주인공은 ''황새'' 황선홍.황선홍은 전반 8분만에 김은중이 오른쪽에서 찔러준 공을 이어받아 선제골을 기록하는등 이날 전반 45분내내 최전방에서 활약하며 건재한 모습을 보였다.
사랑팀이 첫골로 포문을 연지 2분만에 희망팀의 김진용은 상대 골키퍼 김병지를 따돌리고 가볍게 슈팅, 골을 기록해냈다. 김진용은 희망팀 멤버들을 모두 끌어모아 벤치로 달려가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를 메치기하며 재미있는 골 세레머니 선보였다. 이후 양팀은 한골씩을 주거니 받거니하며 총 11골을 기록해 화려한 골잔치를 기대한 관중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후반 14분 희망팀 정조국의 골이 들어가자 희망팀 뿐만 아니라 사랑팀의 이호, 오범석까지 함께 어우러져 관중석으로 다가가 나란히 서 손으로 허공을 가로지르는 골세레머니를 선보여 양팀이 한데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여줘 이날 경기의 의의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는 축구선수뿐만 아니라 한국 테니스의 간판 스타 이형택과 유도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이원희가 각각 사랑, 희망팀으로 나뉘어 경기를 치러 관심을 끌었다. 후반 초반 먼저 교체투입된 이형택은 후반 21분 문전에 있던 조재진에게 절묘한 어시스트를 하며 골을 이끌어냈다. 이후에도 오른쪽 스트라이커로 활약하며 수차례 좋은 패스와 슈팅을 보인 이형택은 후반 28분 결국 골을 기록했고 후반 40분에 다시한번 골을 기록하며, 만능 스포츠맨 다운 모습을 보였다.
이형택에 이어 희망팀의 스트라이커로 투입된 이원희 역시 골맛을 봤다. 후반 24분 이원희는 상대 골키퍼 정성룡과의 일대일에서 정성룡을 제치며 팀의 세번째 골을 기록해냈고 후반 41분에도 재치있게 골키퍼를 제치는 슛을 성공시켰다. 결국 이날 경기에서 멋진 활약을 펼친 이형택, 이원희는 나란히 공동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