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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유로 2004] ''''독일-네덜란드 축구대결은 30년 전쟁''''

    • 2004-06-15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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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 로마월드컵 당시 푈러와 레이캬르트

     


    오는 16일 새벽 벌어질 유로 2004 예선 D조 소속 독일 대 네덜란드경기를 앞두고 두 나라 국민들이 감정싸움까지 벌여 개최국인 포르투갈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15일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에 따르면 독일과 네덜란드전이 다가오면서 두 나라 국민들이 상대에 대한 욕설과 비난을 하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국민들의 독일축구에 대한 반감은 너무 강해 포르투갈당국은 경기가 열리는 포르투스 드라가오구장의 경비를 강화하며 네덜란드훌리건들의 난동에 대비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최근 독일축구팀 유니폼을 입은 인형까지 판매되고 있는데 어린이들이 이 인형에 바늘을 꽂으며 독일팀에 저주까지 하는 실정이다.

    독일-네덜란드관계는 30년 전쟁

    네덜란드가 이처럼 독일팀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데는 오랜 사연이 있다.

    최근 스위스의 축구전문지 ''''벨트보헤''''는 이 독일과 네덜란드의 반목과 갈등을 ''''30년 전쟁''''으로 묘사했다.

    비극의 시작은 30년 전인 1974년 뮌헨월드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막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전원공격, 전원수비라는 토탈축구개념을 도입한 네덜란드는 유럽은 물론 세계 축구계를 주름잡던 강자였다.

    네덜란드대표팀은 요한 크루이프라는 걸출한 스트라이커를 앞세우며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리려는 독일팀의 조직수비를 뚫고 간단히 첫골에 성공했다.

    그러나, 독일관중들의 야유와 위협속에 진행된 경기에서 독일은 프란츠 베켄바워와 게르트 뮐러라는 투톱을 내세워 결국 2대 1로 경기를 역전시켰다.

    그 뒤 무슨일인지 막강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네덜란드는 월드컵무대에서 무관의 제왕이 되고 말아 단 한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다.

    두번째 석패를 안긴 장본인은 독일감독 루디 푈러

    두 번째 악연은 1990년 로마월드컵때 터지고 말았다.

    당시에는 루드 굴리트, 프랑크 레이캬르트, 마르코 반바스텐이라는 3각체재로 경기를 리드해 나가 로타 마테우스와 루디 푈러, 위르겐 클린스만이 활약하는 독일팀을 위축시켰다.

    푈러는 자신이 마크하던 레이캬르트에게 다가가 흑인인 레이캬르트의 피부색을 거론하며 레이캬르트의 가족, 네덜란드에 대한 욕설을 속삭였고 격분한 레이캬르트는 푈러의 얼굴이 침을 뱉어버리고 만다.

    결국 이 비신사적인 행동을 본 주심은 두 선수를 모두 퇴장시켰다. 푈러가 빠진 독일팀과 레이캬르트가 퇴장당한 네덜란드팀 가운데 역시 네덜란드입장에서는 레이캬르트의 공백이 더 컸고 경기에서 석패했다.

    이번 대회에서 네덜란드측이 더욱 화를 내며 이를 가는 이유는 당시 레이캬르트와 동반퇴장한 필러가 독일팀 감독이기 때문이다.

    월등한 실력에도 두터운 선수층 확보 못해 무관의 제왕

    네덜란드에서 태어나 자란 영국인 기자 사이몬 커퍼는 그러나 ''''이들 둘은 개인적으로 친한 사이고 사고 직후 레이캬르트가 침세례를 퍼부은 점에 대해 사과를 했다''''고 말하며 ''''과거사를 들추는 네덜란드국민들의 정서가 참 이상하다''''고 밝혔다.

    커퍼는 이런 네덜란드인들의 반응에 대해 ''''명백한 과민반응이며 월등한 선수, 좋은 전략을 가지고도 세계 축구계에서 두꺼운 선수층을 가진 독일에 밀리는 사실에 대한 열등의식이 표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FC 리버풀팀의 전설적인 구단주 빌 섕클리는 그러나 이런 현상에 대해 ''''축구에서는 생사가 오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이상의 무엇이 있다''''며 네덜란드 축구팬들의 반응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노컷뉴스 이서규기자 wangsobs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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