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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용빈, "LG는 기본을 잘 지켜야 일어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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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민, "14년간 선수생활할 수 있게 채찍질한 팬들에게 감사"

    서용빈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착실히 하면 LG는 좋아질 수 있을 겁니다.''''

    19일 잠실 LG구단 사무실에 마련된 은퇴 회견장에 들어선 ''''LG맨'''' 서용빈(35)은 눈이 벌게 있었다. 서용빈은 ''''어제 단장과 면담에서 은퇴결정을 내린 뒤 선수생활 동안 못했던 술을 마셨다''''고 했다. 13년 동안 한 팀에서 뛰었던 야구인생을 그냥 접을 수는 없었던 모양이었다.

    게다가 지난 1998년 군 면제 비리에 연루돼 죗값을 치르느라 2년을, 또 공익근무요원 복무 때문에 2003~2004년 2년 등 선수생활의 정점에 있었을 4년이 더더욱 아쉬웠을 터. 서용빈은 ''''선수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에 대해 ''''신인으로 우승을 차지했던 1994년부터 일(군 면제 비리)이 터지기 전인 1998까지였다''''면서 ''''성적도 가장 좋았고 경기도 많이 나갔던 그때가 가장 좋았다''''며 한 때의 실수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아내인 탤런트 유혜정씨가 이번 은퇴 결정에 가장 큰 힘이 됐다며 애틋한 부부애를 보였다. 서용빈은 ''''지난 1999년 결혼했는데 식도 제대로 올리지 못했고 좋은 모습도 보이지 못했다''''면서도 ''''그러나 아내가 가장 큰 힘과 용기를 줬다''''고 말했다.

    서용빈은 13년간 LG맨으로서 후배들을 위한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서용빈은 ''''13년간 주장도 2번 했는데 강조했던 것은 러닝과 백업 등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었다. 이것만 잘하면 LG가 다시 일어설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인기구단 선수로서 기본에 충실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는 LG선수들에 대한 지적을 했다.

    서용빈과 함께 은퇴를 결정한 포수 김정민(36)은 ''''동기인 이종범이나 마해영 등은 슈퍼스타가 됐다. 그러나 내가 백업포수로서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어디까지나 팬들 덕분''''이었다며 LG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내비쳤다. 또한 ''''2군 선수들의 비애를 잘 안다. 코치로 나서면 1, 2군 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겠다''''고 지도자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두 선수는 LG의 마지막 홈경기인 오는 24일 잠실 두산전에서 공식 은퇴경기를 갖고 올시즌 후 구단에서 마련한 코치연수 프로그램(해외 및 국내 각각 1년)을 받고 지도자 생활에 입문할 예정이다. (다음은 서용빈, 김정민과 일문일답)

    -은퇴 소감은.
    ▲(김정민 이하 김)용빈이 때문에 많이 참석하셨다. 14년 동안 화려하게 주전생활을 하진 않았다. 고민도 많이 했다. 선수들 도와 가면서 궂은 일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싶어 결정했다.

    (서용빈 이하 서)대단치도 않은 사람인데 많이들 와줘서 고맙다. 솔직히 프랜차이즈 스타 말씀하시는데 잘한 것도 없었고, 스타도 아니었고 결정하는 데는 많이 힘들고 오랜 시간 걸렸다.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후회 안 한다. 고교나 대학, 학창시절 때는 길어야 3년 있는데 한 곳에 10년 넘게 있었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LG에 있으면서 보살핌과 은혜를 받고 이제는 보답해야 하지 않나 싶어 결정을 내렸다.

    -언제부터 고민했나.
    ▲(서)지난해 공익 제대할 때부터 이순철 감독 계셨을 때 그런 얘기가 나오면서 야속하기도 했다. 올시즌 초부터 구체적인 얘기가 나왔다. 생각할 수 있는 기간이 많았다. 막판 오니까 결정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시즌 끝내고 은퇴할 수 있었을 텐데.
    ▲(서)구단과 얘기를 나눴다. 24일이 홈경기 마지막 날이다. 그래서 결정을 내렸다.

    -1년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는가.
    ▲(서)많이 했다. 야구를 하면서 몸이 힘든 것이 아니라 마음이 힘든 생활이 7년이나 지났다. 너무 힘들었고 가족들도 지켜보는 것이 힘들고 해서 이제는 홀가분해야 하지 않나 싶었다.

    김정민

     

    -언제 결정을 내렸나.
    ▲(김)2년 전 플레잉코치까지 경험했다. 그 다음에는 당연히 코치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감독과 코치진이 원해서 2년간 연장했다. 올해는 성적이 밑바닥이고 팀이 새대교체하는 상황에서 내가 팀에 역할이 줄어든 것이 아닌가 판단했다. 나이는 먹었지만 몸 관리 잘해서 1~2년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구단이 좋은 조건을 제시했고 나도 어떤 것이 더 좋을까 판단을 내려 후배들과 땀을 흘리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예전 9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LG를 후배들과 다시 만들고 싶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김)생각 안 해봤는데. 번뜩 드는 생각이 94년 선동렬 감독이 투수였을 때 끝내기 홈런을 쳤던 순간이 가장 남는다.

    (서)신인 때 들어와서 일이 터지기 전까지 98년까지다. 가장 성적도 좋았고 경기도 계속 뛰었고 그때가 좋았다. 우승도 했고.

    -은퇴 결정 조언을 했던 사람은.
    ▲(서)유지현 코치랑은 평상시에도 얘기를 하는 사이다. 구단을 포함한 몇 분이 조언을 해줬다. 다른 팀에서도 얘기를 했다. 그러나 아내가 가장 큰 힘과 용기를 줬다.

    (김)제의를 받고 50-50 확률을 뒀다. 아직 경험하지 못했던 부분이고 선배들이 있으니까 우선 가장 최근 경험을 했던 분들, 코치들을 찾았다.

    -전날 단장과 면담 후 저녁 시간을 어떻게 보냈나.
    ▲(서)홀가분했다. 이후에는 선수하면서 못 다한 술을 많이 먹었다. 못 봤던 친구나 주위 분들하고 대화 많이 했다.

    -코치로서 목표는.
    ▲(김)내가 경험했던 부분들은 2군 선수들의 힘든 모습이다. 노력을 하게 되면 그만한 대가를 받을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다. 지도자가 된다면 1, 2군의 소통이 잘 되도록, 어려운 선수들이 실망하지 않게 하도록 하는 것이다.

    (서)2년의 연수 기간에 따라서 정립을 할 것이다. 다만 선수와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코치 생활을 할 것이다. 기술적인 부분은 과정을 거쳐야 할 것 같다.

    -은퇴하는 마당에 아내과 가족에게 하고픈 말은.
    ▲(서)너무 많다. 결혼을 했을 때가 99년인데 결혼식도 제대로 못했다. 안 좋은 일이 있었다. 7~8년이 지났는데 너무 고맙고 어려울 때 힘들 때 지켜줬다. 신인 때처럼 잘 했던 모습을 못 보여줘서 아쉽다. 그런 생각 때문에 은퇴 고민을 더 많이 한 것 같다.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김)우리 팬들은 유별난 면이 있는 것 같다. 감독님도 힘들었고 선수들도 팬들의 동향을 살핀다. 프로 입단 하고 1~4년차 때만 해도 잠실에 서는 자체가 두려웠다. 팬들이 적나라하게 질책을 했다. 나를 채찍질하는 것 때문에 노력하지 않았나 싶다. 자극제가 됐다. 돌이켜보면 감사한다. 이종범, 마해영 등 동기는 슈퍼스타지만 내가 백업으로서 이렇게 온 것은 팬들 때문이 아닐까 싶다.

    (서)일단 팬들에게는 너무 고맙다는 말을 먼저 하고 싶다. 어디 가는 것도 아니고 팀에 남아있는 것이니까. 지금처럼 질책과 격려를 해준다면 팀이 부진을 딛고 후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김정민 선배와 능력 닿는 한 노력할 것이다.

    -LG의 부활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
    ▲(서)필요한 것은 내공일 것이다. 두 번 주장을 했는데 선수들에게 항상 얘기했던 것은 기본적인 것은 열심히 하자,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자는 점이었다. 이런 작은 부분부터 잘해야 된다.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어떤 감독이 가장 기억에 남는가.
    ▲(김)유독 감독이 많이 바뀌었다. 스타일이 다르다. 선수생활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색깔이 가장 맞았던 감독은 이광환 감독이었다. 성적도 좋았고 시스템도 우리에게 맞았다.

    (서)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이광환 감독님과 김성근 감독님. 극과 극인 상반된 성격이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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