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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극''사나다 히로유키, "투구쓰는 것 고역"

<노컷인터뷰> ''무극''의 대장군 역 맡은 일본의 국민배우 사나다 히로유키

사나다

 

"날씨가 63도까지 올라가는 사막지역에서 그런 투구를 쓴다는 것 자체가 고문이었지요."

천 카이거 감독의 판타지 영화 ''무극''의 대장군, 사나다 히로유키는 대장군의 트레이드 마크 같은 금빛 투구를 쓰느라 ''엄청 고생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무극'' 극초반 등장하는 고원지대는 위엔모라는 사막지역으로 그늘 하나없이 뙤약볕이 내리쬐는 곳. 달걀을 땅속에 묻어두고 반나절 있으면 그대로 삶은 계란으로 변할 정도의 더위와 싸워야 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7시인데 벌써 온도는 42도가 넘어요. 낮 점심을 먹을 때면 글쎄 63도까지 치솟죠. 생각해보세요. 완전 금속으로 된 그 쇠덩어리 투구를 그늘에 놔둔다고 해도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쓸 사람이 있을까요. 정말 끔찍하게 무겁고 뜨거운 경험을 했죠. 영화속에서는 영웅으로 추앙받는 대장군만이 입을 수 있는 투구와 갑옷인데 왜들그렇게 그 고생스러운 것을 서로 차지 하려고 싸우는지 모르겠어요. 하하하."

2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영국에서 활동을 오래해서인지 절도있는 영어 발음속에 유머를 섞어가며 말하는 사나다 히로유키에게는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영화 중간에 대장군 쿠앙민 대장군의 노예가 된 장동건이 대신 그 붉은 갑옷과 투구를 입는다. 장동건 역시 "온몸에 꽉 조이는 갑옷 때문에 몸을 움직이기 조차 힘든데다 보기에는 멋진 투구지만 얼마나 무거웠는지 아마도 모를 것"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사나다

 



사나다 히로유키는 일본의 안성기 쯤으로 불리는 국민배우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링'', ''링2'', ''라스트 사무라이'' 등을 통해 친숙한 배우다. ''가발''을 찍은 채민서와 함께 ''망국의 이지스함''에 출연하기도 했다.

붉은 갑옷으로 상징되는 왕의 군대를 이끄는 쿠앙민 장군 히로유키는 백전백승을 이끄는 전쟁 영웅. 붉은 갑옷의 주인은 절세 미녀를 얻고 천하를 얻는 운명을 갖는다. 예기치 않은 부상으로 쿤룬 장동건에게 갑옷을 넘겨주기까지 그 예언은 맞았으나 절세 미녀 칭청(장바이즈 분)을 얻기 위해 그는 자신이 칭청을 구하기 위해 왕을 죽였다고 거짓말을 한다. 신망받는 대장군이지만 사랑앞에 어쩔수 없는 한 남자의 고뇌가 절절히 묻어나는 캐릭터다.

천 카이거 감독은 어린아이(child)같은 천진난만한 매력도 있다.

천 카이거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 묻자 그는 "천 카이거 감독은 어린아이(child) 같은 면이 다분히 있어요"라며 "처음 그를 만나러 가기전에는 굉장히 까다롭고 어려운 사람이라고 들었지만 막상 만나서 함께 작업해 보니 어린아이 같이 천진만난한 모습에 놀랐죠. 촬영전에는 점잖지만 일단 슛(shoot)이 들어가면 어린애처럼 모래성을 쌓았다가 맘에 안들면 손으로 쫙 무너드리고 다시 쌓는 즉흥성이 보이기도 하죠. 그런데 또 촬영이 잘되면 다함께 모니터를 보자며 이리 오라고 손짓을 하면서 기뻐서 끌어안고 난리였죠." 감독에 대한 신뢰와 애정이 묻어났다.

사나다 히로유키는 감독이자 자신의 첫 관객(audience)인 천 카이거 감독을 기쁘게 해주려고 열심히 촬영에 몰입했다고 했다.

장동건과는 중국어를 못하는 유일한 두 배우로서 동병상련의 ''친구''가 돼

장동건은 자신보다 10살이상 나이많은 히로유키에게 촬영장에서 ''브라더''라고 부르며 우의를 다졌다고 했다. 히로유키는 ""순수하고 가식없는 장동건의 솔직한 모습에 놀랐다"며 "촬영장에서 유일하게 중국어를 처음배우는 배우로서의 동병상련을 느꼈기 때문에 밥도 같이 먹고 술도 마시면서 한국식 ''친구''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무극

 



히로유키는 또 "장동건이 나온 영화를 많이 봐서 원래 팬이었다. 같이 일하면서 겸손하고 가식이 없는 사람이라는 점을 다시금 느끼게 됐다"고 덧붙였다. "언어 습관 관습 등 어느것 하나 같은 것은 없지만 아시아인 특유의 동질성이 우리를 하나의 드림팀으로 만들어 묶어줄 수 있었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마지막으로 "''무극'' 같은 범아시아 프로젝트 작업에 참여하는 후배들에게 서로 상대방을 문화를 인정, 존중해야 최고의 영화가 나온다고 조언해주고 싶다"면서 "영화인들은 영화로 뭉친다. 이 영화는 분명 여러면에서 실험적인 부분도 있을 것이지만 결국 아시아인 전체에 공감을 주는 메시지가 있을 것이고 할리우드 영화에 대응하는 작품으로서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나다 히로유키는 아카데이 수상에 대한 그만의 열망 표현으로 매일 아침 둘째 셋째 손가락을 엇갈리는 행운의 ''크로스''를 하며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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