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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가방끈 짧은 한을 풀겠다

    • 2003-10-23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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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디빌더 한동기, 불혹에 이룬 `만학 꿈''

    "학력을 문제 삼는 사회의 편견 때문에 대학에 도전했습니다. 어렵겠지만 훌륭한 지도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부산아시안게임 보디빌딩 금메달리스트 한동기(45.경북도청)가 ''지천명(知天命)''을 바라 보는 나이에 대학에 합격, 만학의 꿈을 이루게 됐다.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중.고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친 한동기는 한국체육대학교 건강생활학부 레저스포츠학과 2004학년도 수시모집에 응시, 22일 합격 통지서를 받아들었다.

    1980년 보디빌딩에 입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차례나 정상에 섰고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획득,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한동기.

    마흔이 넘은 나이에 이제 여한이 없을 만큼 선수로서 큰 성공을 거뒀지만 한동기는 그러나 일찌감치 학교와의 인연을 접어야 했다.

    태어나자 마자 아버지가 세상을 등지면서 가세가 기울면서 홀어머니가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던 가계를 돕기 위해 어린 나이에 학교 대신 사회생활을 선택했던 것.

    비록 학교를 떠나 친척이 운영하는 나이트클럽 등을 전전했지만 한동기는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검정고시를 준비,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은 마칠 수 있었다.

    그러나 스스로 `그만하면 됐다'' 싶을 만큼 노력해 고등학교 졸업장까지 따냈고 선수로서도 최고의 자리에 섰지만 `가방 끈이 짧다''는 사실 때문에 알게 모르게 주변 사람들로부터 무시를 당했다는 것.

    `무시 당하고는 못산다''는 자존심 하나로 나이도 잊고 대학에 도전했다는 한동기는 이날 합격통지서를 받아들고서야 한을 풀었다며 뛸듯 기뻐했다.

    아들뻘 동기생들과의 생활이 걱정이지만 대학생이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설렌다는 한동기는 "아들에게 학교 생활에 대해 물어봐야 겠다"며 "기왕 들어온 대학인 만큼 열심히 노력해 훌륭한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내달 인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한동기는 "입학 기념으로 4번째 금메달을 따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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