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공동취재단 ·구글 AI 스튜디오 캡처2차 종합특검(권창영 특별검사)이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수사과정을 들여다보는 가운데 과거 검찰 수사팀들은 일관되게 김씨를 처벌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특검은 수사팀 교체를 거듭하는 동안 수사팀 내부에서 주류 의견에 대한 이견이나 추가 수사 필요성이 제기되진 않았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
31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1년 11월과 2022년 4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김건희 시세조종 방조 행위 성립 여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김씨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만한 자료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적시했다.
김씨를 주가조작의 공범으로 보긴 어렵다는 1차 결론을 내리고 방조 혐의에 대해 집중 검토한 보고서인데, 당시 수사팀은 방조 혐의 성립도 까다롭다는 취지의 검토 내용을 상세히 서술했다. 당시 수사 지휘부는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 김태훈 4차장, 조주연 반부패2부장이었다.
일례로 김씨가 주가조작 사실을 인식하고 가담했을 것으로 가장 의심받은 대목인 이른바 '7초 매매'와 관련해서도 김씨의 변명을 돌파할 근거가 마땅치 않다는 평가가 기재됐다. 2010년 11월 1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주범들 간에 '8만개 매도하라'는 문자메시지가 전송되고 7초 만에 김씨의 계좌에서 정확히 8만주의 도이치모터스 주식이 매도된 사건이다.
수사팀은 '김씨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주범들의 대량 주식매도 지시를 이행할 때 그들의 통정매매 사실을 인식했을 개연성이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모의내역은 모른 채 시키는 대로 매도주문을 했을 뿐이라고 변명할 수 있다는 검토 내용을 담았다. 매도 주문에 상응하는 매수 주문이 있는지는 몰랐다는 변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수사팀은 통정매매 자체로 시세조종 주문이 되는 것은 아니고, 거래량 증대를 통해 매매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고 오인시켜 유도하려는 목적이 동반돼야 하는데 김씨가 그러한 목적을 인지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확보된 김씨와 증권사 직원간 녹취록에도 명시적으로 통정매매를 인식했다고 볼 내용이 등장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후인 2022년 7월 작성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보고서에서도 김씨가 주범들의 시세조종 사실을 인식했느냐에 대해 집중 검토했지만 인식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당시 수사 지휘부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고형곤 4차장, 김영철 반부패2부장이다.
해당 보고서에서도 △시세조종 공모 및 인식에 대한 직접 증거가 없고 △단순 계좌·자금 제공 행위만으로는 일임매매와 구별되지 않으며 △원금보장 형식의 일임매매가 곧바로 비경제적·비합리적 거래의 표지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7초 매매'와 관련해서는 더 적극적인 반박 논리가 등장했다. 김씨가 시세조종 행위자들의 요청이 아니라 회사의 호재 등을 이유로 매도했을 가능성이 있고, 매매성황오인 유도 목적을 인정할 간접사실조차 확인되지 않았다고 서술했다.
주가조작 주범들이 김씨를 '싸가지'라고 표현한 문자메시지 내용도 김씨를 공모자로 보기 어려운 근거로 적시됐다. 해당 문자메시지 내용은 올해 1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가 김씨의 주가조작 혐의에 무죄를 선고하면서 재차 거론되기도 했다.
(▶무리한 수사? 봐주기 판결? 논란 남긴 김건희 재판)
2023년 2월 권 전 회장 등 피고인 9명에 대한 1심 판결이 선고된 후 반부패2부에서 다시 작성한 수사상황 보고서에서도 현 단계에서 김씨의 시세조종 공모·인식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유지됐다. 수사팀은 1심 판결이 선고됐으므로 피고인들과 증언을 마친 중요 관련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거쳐 김씨를 조사할 예정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당시 수사팀도 결국 김씨를 소환조사하지 못했다. 2024년 1월 취임한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그해 5월 도이치모터스 사건에 김씨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까지 더해지며 김씨 조사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던 시기 송 전 지검장을 비롯한 김씨 사건 수사 지휘부를 교체했다. 이후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상원 4차장검사, 김태훈 반부패2부장이 김씨를 한 차례 조사하고 불기소로 마무리 지었다.
김씨의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고발이 접수된 2020년 당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주임검사 정용환 반부패2부장)을 포함하면 검사장만 4번 교체됐지만, 수사팀들의 결론은 '증거 부족'에서 나아가지 못한 셈이다.
종합특검은 이같은 과정에 고의적인 부실수사나 묵살된 내부 의견이 있었는지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의 지시로 검찰 윗선이 김씨 수사를 무마했다는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하려면 김씨에 대한 불기소 처분 의견에 반대했거나, 추가 수사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직권남용의 상대방(피해자)이 확인돼야 한다.
종합특검은 최근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는 한편 이번 주 도이치모터스 수사팀에서 근무한 수사관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