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산업통상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5일 "미국 관보에 관세 인상 조치가 게재되더라도 인상 시점이 즉시인지 아니면 1~2개월의 유예 기간이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여 본부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한국 관세 25% 재인상 발표 이후 방미했다가 이날 귀국했다.
여 본부장은 인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국은 대미 전략투자 합의를 선의로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관보 게재 자체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으로 미국 측을 설득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돌연 한국 자동차 등 품목관세 및 상호관세를 기존에 합의했던 15%에서 25%로 재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정부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조현 외교부 장관, 여 본부장 등을 줄줄이 급파해 합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미국 측은 여전히 관세 인상 내용의 관보 게재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 본부장의 발언은 관보 게재 후 실제 관세 인상 발효까지 유예 기간이 있다면, 미 측이 추가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연합뉴스여 본부장은 방미 기간 중 협상 파트너인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와 면담하지 못한 것에 대해 "USTR 부대표와 국장급 인사 등과 세 차례에 걸쳐 심층 협의를 진행했다"며 "그리어 대표와는 최근 3주간 다보스포럼을 포함해 다섯 차례 접촉했고 다음 주에도 USTR과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 본부장은 최근 국회가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한 달 내 입법을 추진하기로 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여 본부장은 "미국이 관세 인상의 가장 큰 이유로 제기해 온 것이 대미투자특별법의 입법 지연"이라며 "여야 합의로 입법 속도를 내겠다는 국회의 결정은 미국을 설득하는 데 분명히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합의 이행을 충실히 하면서 미국과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긴밀히 협의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측이 한국의 쿠팡 제재에 불만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통상 협의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면서도 "지난해 11월 양국이 합의한 조인트 팩트시트에는 투자뿐 아니라 비관세 장벽 등 여러 요소가 포함돼 있어 마찰로 비화되지 않도록 신중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미국이 한국에 원전 등 에너지 분야 투자를 제안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USTR과 해당 사안을 논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