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과천시 신천지 총회 본부의 모습. 연합뉴스이단 신천지에 포섭된 정치권 인사들의 명단이 존재한다는 증언이 나왔다. 신천지가 자신들의 대외적 영향력을 과시하고 성전 건축 등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포섭한 이들의 명단이다. 신천지 내부 자료를 확보한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명단 속 정치권 인사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할지 주목된다.
5일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신천지 내부 메시지에는 국민의힘의 한 의원실 소속 보좌진의 이름과 함께 "서울 경기 연합 단체로 섭외"라는 문구가 적혔다.
'섭외'는 외부인을 상대로 포교하거나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 행위를 일컫는 신천지 내부 용어다. 신천지의 한 지파 간부는 이 같은 메시지를 다른 신도들에게 보내며 섭외를 독려했다.
지도부격인 총회에는 섭외부로 불리는 전담 조직이 있었다. 이만희 교주를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입이 무거운 신도들이 주로 섭외부에 발탁됐다고 한다. 전·현직 경찰관인 신도들은 섭외 대상의 세평을 수집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관련기사: [단독]신천지 경찰 신도들, 2인자 성폭력 무마에 '포섭 대상' 뒷조사)총회뿐 아니라 12개 지파 단위에서도 활발하게 섭외 작업이 이뤄졌다. 섭외 담당 부서에 소속돼 있지 않은 신도들도 자신이 가진 인맥을 활용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섭외하는 일이 권장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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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신천지가 섭외를 위해 공을 들인 대상은 정관계 인사였다. 이단 색채를 지우고자 했던 신천지는 자신들이 주관한 행사에 공신력이 있는 정관계 인사를 초청하곤 했다. 또한 성전 건축을 위한 용도 변경 등 현안을 청탁하기 위해 정관계 인사를 섭외 대상으로 삼았다.
신천지와 정치권 간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된 한국근우회는 이른바 '만남의 장'을 제공했다는 증언이 나온다. 시민단체인 근우회가 행사를 열어 정관계 인사를 초대하면 신천지 간부들이 신분을 숨긴 채 다가가 자연스럽게 친분을 쌓는 방식이다.
근우회 행사에 참여했던 탈퇴 신도는 "근우회 간부가 '일을 잘 하는 친구'라며 신천지 간부를 정관계 인사에게 소개하는 장면을 자주 봤다"고 전했다.
정관계 인사가 섭외되면 특별 관리 대상으로 취급됐고, 이들의 인적 사항이 담긴 교적부는 총회에서 별도로 관리됐다고 한다. 섭외부 간부 출신인 A씨는 "이만희 교주의 측근이자 행정 서무였던 권모씨가 명단을 직접 관리했고 총회 본부 서버실에 기록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합수본은 지난달 30일 신천지를 상대로 대대적인 강제수사에 나섰는데, 경기 과천시에 위치한 총회 본부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압수물 분석이 어느 정도 이뤄지면 신천지 내부 자료에 등장하는 정관계 인사에 대한 소환 조사도 본격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