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중독 관련 설명을 듣기 위해 모인 학부모들. 웨이보 캡처중국 서북부 간쑤성의 한 유치원에서 70명의 원생이 납중독으로 치료를 받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원생들은 머리카락이 빠지는가 하면 치아가 변색되는 등의 증상을 겪고 있다.
7일 지무뉴스 등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최근 간쑤성 톈수이의 한 유치원에서 원생들이 단체로 혈중 납 농도가 정상 기준치를 크게 초과했다는 진단을 받았다.
앞서, 해당 유치원 원생들은 구토와 어지럼증, 복통 등의 증세를 호소했다. 특히, 일부 원생은 머리가 빠지고, 치아 밑 부분이 검은색으로 변색되는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유치원 인근 병원에서는 별다른 특이점에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일부 학부모들이 차로 약 4시간 거리의 종합병원인 시안시중심의원을 찾았고, 곧 납중독 판단이 나왔다.
당초 납중독 진단을 받은 원생은 19명이었지만 이후 소식을 듣고 해당 병원을 찾은 원생들이 늘어나며 전체 74명의 검사 인원 가운데 70명이 납중독으로 드러났다.
SNS 등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관련 설명을 듣기 위해 모인 학부모들로 병원 창구가 북새통을 이루는가 하면 일부 학부모는 자녀의 납중독 소식에 충격을 받아 실려 나가기도 했다.
한 학부모는 인터뷰에서 "6세 딸이 흰머리가 나고, 치아에 검은 부분이 생겨 병원에 갔다"며 "검사 결과 혈중 납 농도가 284.9㎍/ℓ인 납중독 상태로 나왔다"고 말했다
원생들의 혈중 납 농도는 200~500㎍/ℓ 수준으로 중국 당국이 정한 어린이의 정상 혈중 납 농도는 100㎍/ℓ이다. 미국 질병통제센터는 혈중 납 농도가 50㎍/ℓ를 넘으면 납중독으로 간주한다.
학부모들은 해당 유치원의 급식이 납중독과 관련돼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일부 학부모는 과거에도 자녀가 급식을 먹고 구토와 복통 등 증상을 보인 적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질병 당국도 조사 결과 급식으로 나온 삼색 대추설기와 옥수수 소시지 롤 등 일부 식품에서 첨가제가 초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난 3일 발표했다.
당국은 또 "혈중 납 농도가 비정상인 아동에 대한 치료와 영양 관리, 심리 상담 등의 작업이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