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상호관세 유예 마감 시한인 다음 달 9일(현지시간) 전까지 주요 10개국과의 무역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10개 주요 무역 상대국과의 합의가 임박했다"며 "향후 2주 안에 이들 국가와 협상을 마무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상위 10개 계약을 우선 체결하면 나머지 국가는 그 뒤를 따를 것"이라며 "만약 제때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에 무역 조건을 명시한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한국을 포함한 56개국과 유럽연합(EU)에 차등화된 상호관세를 발효했다가 곧바로 90일간 유예한 바 있다. 이 유예 기간은 7월 9일 종료된다.
러트닉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더 많은 협의를 위해 유예 시한을 연장할 수도 있다"면서도 "관세율이 한 번 설정되고 나면, 미국은 협상에서 물러날 수 있다"고 압박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어떤 국가가 초기 무역 협정 대상에 포함될지 여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날 백악관에서 "다가오는 합의로는 아마도 인도 시장을 개방하는 매우 큰 합의를 하게 될 것"이라며 인도를 콕 집어 거론했다. 지금까지 미국과 공식적으로 무역 합의 결과를 낸 국가는 영국이 유일하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인도 무역협상팀이 이미 워싱턴DC에 도착해 미국 측과 물밑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의 관계자에 따르면, 양측은 다음 달 9일 이전 잠정 합의를 목표로 이틀 간 비공개 회의를 가질 예정이며, 최근 회의에서는 유전자 변형 농산물(GMO) 시장 개방 등 민감한 사안을 두고 이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측은 "농민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해당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미중 무역합의가 진전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과) 합의에 서명했으며, 이는 미국과 중국이 올해 진행한 협상의 결과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미국에 희토류를 공급하면, 미국 역시 관련 수출 통제 조치를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날 "25일 중국과 서명했다"고 밝혀 지난 9~10일 런던에서 진행된 2차 고위급 미중 무역 합의가 체결됐음을 시사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일련의 무역 합의가 단기간에 얼마나 실효성 있는 결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무역 협상은 일반적으로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영국과의 초기 협정도 여전히 일부 금속 수입 문제 등이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특히 "러트닉 장관이 언급한 미중 합의는 펜타닐 밀매나 중국 내 미국 기업의 진입 제한 등으로 핵심 구조적 쟁점을 다루는 포괄적 합의와는 거리가 있다"며 "제네바 1차 합의 이후에도 양국은 서로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난해 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