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시티 공장 조감도. LG전자 제공LG전자가 인도 스리시티에서 3번째 현지 가전공장의 첫 삽을 떴다.
기존 노이다와 푸네 공장에 이은 것으로, 이를 통해 인도의 '국민 브랜드'가 되겠다는 비전 달성에 드라이브를 건다.
LG전자는 8일(현지시간)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시티 가전공장 건설 현장에서 나라 로케시 안드라프라데시주 인적자원개발부 장관과 텀발람 구티 바라트 주 산업부 장관,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사장), 이재성 ES사업본부장(부사장), 전홍주 인도법인장(전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을 연다고 밝혔다.
첫 삽을 뜬 스리시티 가전공장은 부지 100만㎡, 연면적 22만㎡ 규모로 총 투자 금액은 약 6억달러(우리돈 약 8400억원)다.
연간 생산 능력은 냉장고 80만대, 세탁기 85만대, 에어컨 150만대, 에어컨 컴프 200만대 수준이다.
스리시티 공장이 완공되면 LG전자의 인도 내 연간 합산 생산 능력은 TV 200만대, 냉장고 360만대, 세탁기 375만대, 에어컨 470만대로 늘어난다.
LG전자는 2026년 말 에어컨 초도 생산을 시작으로, 2029년까지 세탁기·냉장고·에어컨 컴프 생산 라인 등을 순차 가동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스리시티 공장이 인도 전역은 물론, 중동과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인근 국가에도 가전제품을 원활히 공급하는 생산 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공장 건설은 아시아와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로 불리는 신흥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LG전자 지역 전략의 일환이다.
인도는 세계 1위 인구 대국이자, 글로벌 평균 대비 2배 이상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 중인 글로벌 사우스의 핵심 국가이기도 하다.
LG전자는 인도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보고 1997년 현지 법인 설립 이후 약 30년간 입지를 다져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레드시어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LG전자의 인도 시장 매출 점유율은 냉장고 28.7%, 세탁기 33.5%, 에어컨 19.4%, TV 25.8% 등으로 해당 품목 모두 1위를 석권했다.
LG전자 제공LG전자 조주완 CEO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LG전자는 인도의 엄청난 잠재력을 인식하고, 인도의 발전에 전념하고 있다"며 "제조업, 혁신 및 인재 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우리는 인도가 세계 경제의 핵심 기둥이 되기 위한 여정에 기여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LG전자 전홍주 인도법인장이 지난 2월 인도 매체에 게재한 기고문인 '세계로 수출하는 인도 제조업'(Making in India for the world)을 인용하며 "인도는 2027년까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면서 "우리가 이러한 변화의 일부가 된 것이 영광스럽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LG전자의 이번 투자는 인도의 막강한 내수시장과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핵심 거점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추가 공장을 통해 생산력 강화가 기대된다.
인도 시장 내 세탁기와 에어컨 보급률이 각각 30%와 10% 수준으로 향후 성장할 여지가 크고, 빠른 경제 성장으로 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기존 노이다와 푸네 공장만으로는 이에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스리시티는 인도 남동부 거점도시 첸나이 인근으로 인도양 해안과 인접해 수출에 유리한 데다 노이다(북부)와 푸네(중서부) 공장보다 인도 남부 지역에 제품을 공급하기 편리한 지리적 여건을 갖춘 만큼 공장이 완공되면 면적이 넓은 인도 전역에 제품을 빠르게 공급해 시장 대응 역량을 높일 수 있다.
생산 품목도 인도 내 프리미엄 가전 수요와 인접 국가로의 수출을 고려해 프렌치도어 냉장고, 드럼 세탁기 등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가 될 전망이다.
LG전자는 현지 생활 양식에 최적화한 제품 생산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류재철 HS사업본부장은 "스리시티 가전공장 건설은 인도의 진정한 국민 브랜드로 거듭나고자 하는 LG전자의 의지를 담은 이정표"라며 "더욱 탄탄해진 현지 공급망을 통해 생산되는 혁신 제품을 앞세워 인도 최고 가전 브랜드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