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법사' 전성배 씨. 황진환 기자2022년 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던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당시 대선 선거 사무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다수의 문자 메시지 등을 검찰이 확보했다.
1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단장 박건욱 부장검사)은 전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전씨가 네트워크본부 상임고문으로 활동할 당시 여러 인사들이 그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등을 확보했다.
한 인사는 지난 2022년 1월 중순 전씨에게 "존경하는 고문님"이라며 "23일~25일 사이 윤석열 후보를 모시고 충남지역 발대식이 예정 중"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면서
"충청지역 시장, 구청장 예비후보의 임명장 전달과 필승대회를 별도로 진행해주면 효과가 있을 것인데, 진행될 수 있도록 후보님과 협의해 일정을 잡아주시길 간곡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전 씨에게 윤 전 대통령이 지방선거 출마자를 격려할 수 있는 행사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당시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그해 1월 21일부터 22일까지 충청권을 찾았고, 그가 참석한 가운데 충청권 4곳에서 일제히 필승결의대회가 열렸다. 요청대로 임명장 수여식 등의 행사가 이뤄진 곳도 있었다. 21일에는 천안과 대전에서 필승결의대회가 열렸고, 22일에는 세종과 청주에서 행사가 열렸다. 윤 전 대통령이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제천과 단양에서도 20일 필승결의대회와 임명장 수여식이 개최됐다.
국민의힘 관계자가 전씨에게 전달한 사안이 현실화 된 것으로, 전씨 영향력이 작용한 결과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심지어 행사가 열렸을 당시는 네트워크본부가 해체된 상태였다. 네트워크본부는 전씨로 인해 무속 논란 등에 휩싸이면서 그해 1월 18일 해체됐다.
검찰은 네트워크본부 해체 이후로도 전씨에게 계속 보고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대통령 선거 당일까지도
"고문님, 마지막 보고를 올립니다",
"선거백서는 ○○이 따로 고문님께 보고하기로 했습니다" 등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2022년 지방선거와 관련해서도 전씨가 다수의 후보자들을 추천 받았고, 한 후보로부터는 고기를 받은 것도 확인했다. 해당 후보는 현재는 현역 도의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씨가 활동한 네트워크본부를 두고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신고되지 않은 불법 캠프 형태로 시작됐다는 의혹에도 휘말린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