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속초 영랑호 부교 전경. 전영래 기자강원 속초지역의 대표 관광지인 영랑호에 설치한 부교 철거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영랑호를 가로지르는 부교의 영향으로 이 곳을 찾는 철새가 줄어들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22일 속초고성양양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영랑호 부교가 설치된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주 1회 시민조사단이 직접 조사한 조류 조사 결과 2021년 39종 8060마리였던 철새 개체는 2022년 35종 7749마리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2023년은 35종 7108마리, 지난해에는 32종 6579마리까지 감소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영랑호 부교가 설치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시민조류조사단을 꾸려 매주 1회 조류 조사를 실시, 부교 설치 후 시간이 갈수록 찾아오는 조류 종류와 개체수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영랑호 부교 관련 재판 과정 중 진행됐던 영랑호 환경영향평가에서 영랑호 부교로 인해 생태계 변화는 진행 중이고 누적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생태계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영랑호 부교는 올해 안에 꼭 철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과 영랑호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사람들은 지난 3월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영랑호 부교 철거에 대한 속초시의회을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 제공영랑호 부교는 지난 2021년 속초시가 낙후된 북부권 관광을 활성화시키겠다며 사업비 26억 원을 들여 길이 400m의 부교를 설치해 영랑호를 가로지르고 있다. 하지만 환경단체 등은 사업 초기부터 "호수 생태와 환경의 파괴를 불러올 것"이라며 절차적 하자 등을 이유로 사업 무효를 내용으로 하는 주민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양측은 철거 여부를 놓고 협의를 벌여 왔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갈등만 지속되면서 결국 법원이 강제 조정을 통해 철거를 결정했다. 이에 부교 철거를 위해서는 예산 및 공유재산관리계획 승인 등 시의회 동의가 필요한 상태다.
법원의 조정에 따라 속초시는 영랑호 부교 철거 비용 산정을 위한 용역에 나서는 등 철거 절차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법원이 철거 기한을 두지 않은데다, 시의회가 주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실시한 공청회마저 패널 부족 등으로 취소되면서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