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정전.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제공조선왕조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공간이자 전통건축의 상징인 '종묘 정전(正殿)'이 5년간의 대규모 수리를 마치고 20일 개방됐다.
주요 부재의 노후화와 구조적 균열, 기와의 탈락, 월대 일부의 파손이 확인되고 안전 문제가 우려돼 2020년 대대적인 보수·수리에 나선 지 약 5년 만이다.
국가유산청 측은 "1989년부터 1991년까지 정전 지붕과 기둥을 수리했으나, 이번이 가장 규모가 큰 공사"라며 "30년 만에 이뤄진 대규모 공사"라고 설명했다. 5년 간 총 200억원이 투입됐다.
특히 기존에 지붕 앞쪽에는 공장제 기와, 뒤쪽에는 수제 기와를 얹어 하중이 한쪽으로 쏠렸던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수제 기와 약 7만장을 만들어 모두 교체했다.
종묘 정전은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대 왕과 왕비, 황제와 황후의 신주(神主·죽은 사람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국가 사당이다. 조선 초에는 태조 이성계(재위 1392~1398)의 4대조(목조, 익조, 도조, 환조) 신위를 모셨으나, 이후 공덕이 있는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곳으로 활용됐다.
총 19칸의 방에 왕과 왕비 등 신주 49위를 보관하며 600년 넘게 조선 왕실 제례를 이어온 종묘 정전은 건축물의 장엄한 아름다움, 그리고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1985년 국보로 지정됐고 199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신주를 종묘 정전으로 다시 옮기는 환안 행렬이 도착한 뒤에는 신주 환안으로 종묘 정전 보수가 모두 완료 되었음을 고하는 의식인 고유제가 치러졌다. 이와함께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등 주요 인사와 초청된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이 열렸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유네스코 등재 30주년을 맞아 24일부터 5월 2일까지 종묘제례악 야간 공연 등 종묘에서 다양한 행사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