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안모씨. 연합뉴스영화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하고 미국 중앙정보국(CIA) 블랙요원이라고 사칭했던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안모씨가 "자신의 말에 다 속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정 매체를 통해 이른바 '중국인 간첩 선거 개입설' 보도의 취재원이라고 주장한 인물이기도 하다.
안씨는 지난 7일 방송된 KBS 탐사보도프로그램 '추적 60분'을 통해 "일반 국민을 속인 게 아니라 정치인을 속였다"며 "제가 기사를 공개하면서 얘기했던 모든 사람이 다 저한테 속았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CIA요원, 유엔안전보안국 소속 등 신분증이 위조됐다고도 전했다. 그는 "이런 거는 충분히 위조해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작진이 '민경욱 전 의원이나 황교안 전 총리 같은 경우도 속은 게 마찬가지냐'고 묻자, 안씨는 "그렇다"며 "정보기관 사람까지 속을 정도면 오히려 그게 더 저한테는 좋은 그림 아니느냐"고 웃었다.
이어 "그만큼 더 똑똑하다는 얘기다"며 "거짓말을 해서 속일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라면 바로 그냥 어디 정보기관도 바로 데려갈 수 있을 정도의 인재가 되지 않느냐. 다 속아서 제가 여론 형성까지 성공하지 않았느냐"고 덧붙였다.
KBS '추적 60분' 방송 영상 캡처
안씨는 이같은 배경에 대해 "흑색선전이라고 그러지 않나. '흑색 프로파간다'라고 해서 소문을 퍼트려서 그런 기사들을 통해 우파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인터뷰 과정에서 윤 대통령 시계를 보여주며 손편지와 함께 선물로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안씨는 지난달 14일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하고 서울 중구 명동 소재 중국대사관 진입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남대문경찰서를 찾아 '자신을 빨리 조사해달라'가 요구했다가 거부 당하자 경찰서 1층 출입구 유리문을 발로 차 훼손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CIA 요원이자 미군 예비역이라고 주장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 안씨는 미국 국적이 아닌 육군 병장으로 제대했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안씨를 건조물침입미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