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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붉은 조명? OX 분위기 끌고 온 것"…'오징어 게임2' 촬영·미술·음악[EN: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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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유 붉은 조명? OX 분위기 끌고 온 것"…'오징어 게임2' 촬영·미술·음악[EN:터뷰]

    황동혁 감독과 김지용 촬영 감독, 채경선 미술 감독은 지난 영화 도가니(2011)를 촬영하면서 함께 호흡을 맞춰본 바 있다. 김지용 감독은 "서로 '좋다, 별로다'라는 걸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는 관계여서 촬영하는데 즐거웠다"고 밝혔다. 사진은 '오징어 게임' 시즌2. 넷플릭스 제공황동혁 감독과 김지용 촬영 감독, 채경선 미술 감독은 지난 영화 도가니(2011)를 촬영하면서 함께 호흡을 맞춰본 바 있다. 김지용 감독은 "서로 '좋다, 별로다'라는 걸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는 관계여서 촬영하는데 즐거웠다"고 밝혔다. 사진은 '오징어 게임' 시즌2.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에서 딱지남으로 등장한 배우 공유의 연기가 공개 직후 화제를 모았다.

    그는 이전에 보여주지 않았던 날 선 연기를 선보이며 제대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붉은 조명에 비친 공유의 얼굴에 함께 연기한 이정재 역시 감탄을 보내기도 했다.

    이같은 붉은 조명의 근원은 'OX투표'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김지용 촬영 감독, 채경선 미술 감독, 정재일 음악 감독이 한 자리에 모여 '오징어 게임' 시즌2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김 촬영 감독은 "O가 붉은색, X가 파란색인데 이야기적으로 되게 중요한 테마였다"며 "그래서 이를 의도적으로 확장해 설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주 선명하진 않지만 시즌2 1, 2화를 보면 바깥의 컬러 조명은 거의 붉은색 또는 파란색"이라고 짚었다.

    "어떤 선택의 순간에 대해서 오징어 게임 안과 바깥세상이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어 "마침 실제 촬영 장소인 모텔 외관에 붉은 조명이 있더라"며 "붉은 조명이 들어올 거라고 생각하고 촬영했다. 그 다음에는 배우들이 워낙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다"고 웃었다.

    김지용 촬영 감독과 극 중 '둥글게 둥글게' 게임 장면, 넷플릭스 제공김지용 촬영 감독과 극 중 '둥글게 둥글게' 게임 장면, 넷플릭스 제공
    김 촬영 감독은 카메라 위치를 통해 시즌1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는 "시청자가 456명 중의 1명인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카메라를 인물 가까이에 붙어 촬영했다"며 "어떻게 보면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도 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간중간 전지적 시점을 주기 위해 위에서 내려다보는 장면도 활용했다"며 "'둥글게 둥글게' 게임 장면에선 부감(위에서 아래로 내려찍는 촬영)으로 촬영했는데, 이러한 거리감이 주는 시각적 차이를 의도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성기훈이 다시 오징어 게임에 돌아왔을 때 느낄 감정에 초점을 맞췄다"며 "시즌1과 시즌2에서 성기훈이 잠에서 깨어나는 장면을 비교해 보면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았던 '영희 로봇 교체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시즌2 영희가 더 예쁘게 보인다는 누리꾼의 반응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시즌1과 똑같은 영희를 썼다"며 "더 예쁘게 찍을 마음은 없었다. 오히려 카메라 렌즈와 거리를 계산해 조금 더 괴상하게 보이도록 촬영하려고 했다. 예쁘게 나온 건 어쩌다 나온 거 같다"고 웃었다.


    "체육복 바꿔보려고 했는데 안 바꾸길 잘한 거 같아요"

    채경선 미술 감독(좌측)은 시즌1 준비 당시 영희를 디자인할 때 철수도 함께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그때 만든 것이 이렇게 활용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채경선 미술 감독(좌측)은 시즌1 준비 당시 영희를 디자인할 때 철수도 함께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그때 만든 것이 이렇게 활용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
    채경선 미술 감독은 시즌1과의 차별화를 위해 색다른 도전을 시도하려 했다.

    "시즌2에서 체육복을 파란색으로 바꿔보고, 숙소 이불 색도 변경해 보려고 했어요. 실제 디자인 시안도 있죠. 하지만 팬들이 좋아했던 걸 가보자고 해서 시즌1대로 갔는데 결과적으로 바꾸지 않길 너무 잘한 거 같아요."

    다만, OX투표 장면에서는 변화를 줬다. 채 미술 감독은 "황동혁 감독님이 형광 페인트로 칠하자고 했지만 용납할 수 없었다"며 "바닥에 조명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고민했고 깨지지 않는 소재와 적절한 톤까지 맞춰 결과물을 완성했다"고 웃었다.

    공간 디자인에 대해선 확실한 차별점을 뒀다. 그는 "시즌1이 수직적인 공간감으로 설계했다면, 시즌2는 더 넓고 확장된 느낌을 주고자 했다"며 "과연 공간의 끝이 어디일지를 전달하려고 하면서 설계했다"고 짚었다.

    이어 "충분한 제작비 덕분에 제가 하고 싶은 디자인을 마음껏 시도할 수 있었다"며 "이런 기회를 얻어 즐거웠고 많은 미술 감독님들이 부러워하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넷플릭스 제공넷플릭스 제공
    그는 '둥글게 둥글게' 무대 제작 당시 회전목마를 설치한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황인호(이병헌)가 이 게임장을 설계할 때 어떤 마음으로 만들었을지를 상상했어요. 가족들과 제일 가보고 싶었던 공간이지 않을까 생각해 만들게 됐죠."

    채 미술 감독은 "회전목마가 놀이동산 같은 축제 공간에 랜드마크이기도 하고 체스판의 말처럼 뛰는 상징성도 있어서 이 개념을 섞어 본 것"이라며 "회전목마의 상징인 3개의 말은 약간 탑처럼 해서 만들어 디자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모든 삽입곡 감독님이…해외 클럽서 '둥글게 둥글게'? 들었어요"

    정재일 음악 감독(왼쪽)은 시즌2 인기에 대해 "사실 스튜디오 안에만 있어서 반응을 피부로 와닿지는 않는다"고 웃었다. 해외 클럽에서 '둥글게 둥글게'가 흘러나온다는 질문에 대해선 "듣기만 했고 찾아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온라인 커뮤니티 캡처정재일 음악 감독(왼쪽)은 시즌2 인기에 대해 "사실 스튜디오 안에만 있어서 반응을 피부로 와닿지는 않는다"고 웃었다. 해외 클럽에서 '둥글게 둥글게'가 흘러나온다는 질문에 대해선 "듣기만 했고 찾아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정재일 음악 감독은 작업할 때 황 감독과 단 둘이 작업했다고 밝혔다.

    "시즌1 작업할 때 시즌2 안 하신다고 하셨는데 시즌2를 다시 하시더라고요. 대본을 보니 다시 게임장에 들어가서 또 살육이 이어지겠다고 생각했죠.(웃음)"

    그는 시즌1과의 차별점에 대해 "시즌1은 맨땅에 헤딩했다면 시즌2에서는 시즌1의 테마를 쓸 수 있는 아카이브가 생겼다"며 "이번에는 즉흥적으로 작업한 부분이 유난히 많았다. 이병헌 배우님이 게임에 참여하는 설정과, OX투표를 통해 드러나는 집단적인 광기 등이 영감을 줬다"고 설명했다.

    정 음악 감독은 극 중 5인 6각 게임 장면에서 신해철의 '그대에게'를 삽입한 과정도 소개했다. 그는 "사실 모든 삽입곡은 감독님이 대본에 정해뒀다. 저는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잘 쓰지 않은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썼다"며 "엄청난 비극 속에서 따뜻함을 느껴지는 5인 6각 게임에 몰입해 편곡했는데 감독님도 좋아하셨다"고 전했다.

    정 음악 감독은 시즌3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시즌2 엔딩에 대해 당혹스러운 분들이 많았던 거 같은데 시즌3는 굉장한 작품이 될 것"이라며 "그 당혹스러움에 대한 충분히 보상될 거라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한편, 지난 12월 26일 공개된 시즌2는 연신 흥행 기록을 쓰며 △오징어 게임 시즌1 △웬즈데이에 이어 넷플릭스 역대 세 번째로 가장 많이 시청된 작품에 올랐다. 여기에 시즌1까지 역주행을 불러일으키며 큰 관심을 받았다.

    시즌3는 오는 6월 27일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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