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주 기자7년 만에 가장 추운 입춘(立春)을 맞은 이번주 내내 강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고돼 시민 불편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런 '입춘 한파'의 원인 가운데 하나는 지구 온난화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 곳곳 아침 체감온도 영하권…'입춘 한파' 이번주 내내 계속된다
기상청은 5일 기온이 최저 영하 17도까지 내려가고 체감온도는 최저 영하 20도를 밑돌겠다고 예고했다.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7도~영하 3도, 낮 최고기온은 영하 7도~영상 4도로 평년(최저 영하 12도~0도, 최고 2~9도)보다 3~10도가량 기온이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서울의 경우 체감온도는 아침에 영하 17도까지 내려가겠고, 한낮에도 영하 11도 안팎의 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철원의 체감온도는 영하 24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보됐다.
거센 바람도 들이닥친다. 전국적으로 시속 55㎞ 이상의 바람이 불겠고, 충남 서해안은 순간 풍속 시속 70㎞ 이상, 산지에서는 시속 90㎞ 이상의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봄 대신 찾아온 '입춘 한파'로 인해 영하권의 날씨는 이번 주 내내 지속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5일부터 토요일인 8일까지 전국 최저기온은 영하18도까지 내려가고 최고 기온은 영상 4도 안팎으로 예보됐다.
일부 지역에선 눈이나 비도 올 것으로 예상돼 안전에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이날부터 오는 6일 오전까지 예상 적설량은 제주도 산지 10~30㎝(많은 곳 40㎝ 이상), 제주도 중산간 5~20㎝, 제주도 해안 5~10㎝이다.
전북 서해안과 전북 남부 내륙, 전남 북서부에도 5~20㎝(많은 곳 전북 서해안, 남부 내륙 30㎝ 이상), 광주·전남 남서부 5~15㎝, 충남 서해안 5~10㎝(많은 곳 충남 남부 서해안 15㎝ 이상) 등의 눈이 예상된다.
북쪽에서 찬 공기 유입…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 영향" 지적
한파가 찾아온 4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매향항 주변 갯벌이 얼어있다. 연합뉴스전문가들은 서쪽에서부터 수평으로 흐르는 하늘의 공기 흐름인 제트 기류가 불안정해지면서 북쪽에 갇혀 있어야 하는 공기가 내려와 한파가 계속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기상청 우진규 통보관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대기 상층에선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공기 흐름이 느려져서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 흐름이 주된 흐름이 되다 보니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는 것"이라며 "수시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 편서풍의 흐름이 약해지면서 북쪽의 찬 공기가 남하했다는 것이다.
제트 기류가 불안정해진 이유는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온난화가 일어나게 되면 제트기류가 약해져서 흔들거리게 된다"며 "불안정해진 제트 기류가 아래로 쳐지면서 한파가 계속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를 경계 짓는 역할을 하는 제트 기류가 시베리아 위쪽에 있던 공기층을 차단을 시켜줘야 하는데, 이 기류가 불안정해져서 북쪽에 갇혀있던 공기가 내려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대학교 대기환경과학과 하경자 교수는 "제트 기류가 서쪽에서 동쪽으로만 지난다면 북쪽에 있는 찬 기류가 갇히게 되는데 온난화로 인해 제트 기류가 약해지게 돼 기류의 진폭이 커지게 된다"며 "최근에 특히 이 진폭이 강해지면서 너무 덥거나 너무 추운 기후가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이런 현상은 온난화의 결과가 다시 온난화를 더 강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더 위험하게 본다"며 "북쪽에 있는 찬 기류는 가두고 남쪽에 따뜻한 기류만 우리에게 영향을 줘야 하는데, 북극과 중위도 사이의 온도 차이가 줄어들어 북쪽 공기가 더워지니까 제트 기류가 구불거리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