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를 위해 국회 앞에 모인 광양 시민들. 광양환경운동연합 제공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된 7일, 전남 광양지역 시민들도 서울로 상경해 정권 퇴진 집회에 힘을 보탰다. 시민들은 탄핵안이 정족수 부족으로 '불성립'된 결과에 실망감을 드러내면서도 "이번 계기로 더욱 단단해졌다"며 투쟁 의지를 다졌다.
이날 시민단체를 비롯한 시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버스와 승합차를 타고 국회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했다.
김건희 특검법이 부결되고 대통령 탄핵안이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불성립된 결과에 대해 시민들은 참담함을 표하면서도 "끝까지 싸우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박발진 광양여순시민연대 상임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대통령 임기 단축을 언급하며 기대를 불러일으켰지만, 결과적으로 말을 뒤집는 모습을 보고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며 "큰 리더십을 갖추지 못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더욱 단단히 뭉쳐 국민의힘 당사와 용산을 에워싸며 진짜 '국민'의 힘을 보여줄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백양국 광양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오늘 결과는 허탈감을 넘어 절망적"이라며 "국민의힘 의원 일부가 표결에 참여하러 들어왔을 때 집회 현장에서 터져 나온 환호성과 희망의 순간은 잊을 수 없다. 이 순간을 기점으로 지역과 서울을 오가며 탄핵이 성사될 때까지 투쟁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박영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광양지회 관계자는 "국민이 선출한 대표들마저 비상계엄령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커졌다"며 "이번 사건은 국민이 끝까지 투쟁해 반드시 역사에 기록해야 한다. 이를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히 진상규명까지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경 집회에 처음 참여한 시민들도 뜨거운 현장 분위기 속에서 결의를 다졌다.
광양 광영동에서 올라온 김갑열(56)씨는 "이런 상황은 우리 세대가 자식들에게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그 책임을 조금이라도 느끼고 싶어 상경했다. 현장의 질서정연하면서도 뜨거운 분위기가 인상 깊었고, 국민의힘에 대한 심판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시민 기모(58)씨는 "이번 일을 다시 반복하지 않으려면 국민 모두가 더 많은 어려움을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앞으로 국가와 국민이 입어야 할 손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전했다.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를 위해 국회 앞에 모인 광양 시민들. 광양여순시민연대 제공
광양 지역 정치인들도 시민들과 뜻을 함께하며 탄핵안 불성립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백성호 광양시의원(진보당)은 "뭐라 말하기 힘들 정도로 참담하다"며 말을 아꼈다.
박철수 시의원(민주당)은 "탄핵안 표결 과정에서 의식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존재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 기대를 저버린 모습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김보라 시의원(민주당)은 "집회에서 젊은 세대들의 열정을 보고 희망을 느꼈지만, 결과에 실망한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며 "민주화 세대는 이를 극복할 동력을 가질 수 있지만, 젊은 세대가 이번 일로 좌절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권향엽 국회의원(민주당, 순천·광양·곡성·구례 을)도 전남CBS 노컷뉴스와 통화에서 "탄핵안 불성립은 국민을 외면한 결과로 이는 참담함을 넘어 분노를 느끼게 한다"며 "대통령은 명백히 내란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저질렀고, 국민의힘은 그 동조 세력"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은 더 이상 국정을 운영할 자격이 없다. 즉각 직무를 중단시키고 국정에 관여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