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내외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4동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박종민 기자"여의도에 많은 사람들, 기자들이나 정치권 관계자가 '민주당 총괄 선대위원장은 사실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7일 CBS 주말뉴스쇼 '3색 정치토크'에 출연한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이번 대선을 두고 "이번 대선은 87년 민주화 이후 9번째 대선인데 민주당도 민주당 선거운동하고, 국민의힘도 민주당 선거운동 했던 아주 특이한 선거"라고 평가했다.
최 소장은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잊을만 하면 갑자기 짠 나타나서 여러분 잊지말자 12.3, 상기하자 12.3 이런거 계속하고, (투표 당일에) 김건희 여사랑 나란히 나타나서…이분들이 이길 생각이 있는지, 지려고 안달을 하는 것 같은 선거 캠페인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갤럽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한 이유를 물었더니 27%가 '계엄 심판, 내란 종식을 위해 투표했다'고 말했다"면서 "바꿔보면 국민의힘은 계엄을 반대하고 윤 전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하고 탄핵을 찬성한 사람이 대선후보로 나왔어야 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안에서는 유승민, 오세훈, 한동훈, 세 분이 있었는데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그 중에는 나왔어야 하는 것이고, 그랬으면 최종적으로 어떻게 됐을지는 알 수 없으나 격차는 분명히 줄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최 소장이 인용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지난 4~5일 제21대 대통령선거 투표자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6일 발표한 것이다.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로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2.3%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대선 관련 입장을 밝힌 뒤 퇴장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또한 기회를 놓쳤다는 비판도 나왔다. 박성민 민주당 전 최고위원은 "(김문수 후보가) 본 후보가 됐을 때 즉각적으로 윤 전 대통령과 상징적으로 절연의 시그널을 보낼 수 있었다"면서 "제명을 시킬 수 있는데 안 했다"고 지적했다.
박 전 최고위원은 "(그런 상황에서) 윤 전 대통령이 '김문수 후보를 지지한다 나는 백의종군하겠다' 이런 메시지가 나오면서 쐐기를 박았다"며 "계엄 옹호 절대하지 말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해야한다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 능력이 국민의 힘에 없다고 본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 득표율) 41%를 기반으로 '그래도 이 정도의 지지가 우리에게 있다'라는 일종의 정신 승리에 저는 빠질 가능성이 높다…그러니까 '계엄과 탄핵 정국에서 민주당과 더 강하게 투쟁하지 못해서 졌다'라는 생각을 할 친윤 주류 의원들이 여전히 기세등등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유튜브 'CBS 주말뉴스쇼' 화면 캡처송영훈 전 국민의힘 대변인도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송 전 대변인은 6일 발표된 갤럽 조사를 언급하며 "김문수 후보를 찍지 않은 사람들에게 왜 안 찍었냐 라고 물어봤는데 30%가 '계엄 옹호·내란 동조', 19%가 '국민의 힘이 싫어서' 두 개 합하면 49%"라며 "대패한 책임의 절반은 일단 당에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울러 "응답자들을 보면 (김문수 후보 개인에 대해서도) 신뢰 부족, 거짓말, 후보가 싫어서, 경험 부족, 준비 부족, 대통령감 아님, 합리성 부족 이런 것들이 조금씩 2%, 3%씩 있다. 이걸 합하면 31%다. 후보 개인 책임도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은 당대로 그동안 6개월의 잘못된 노선을 사과하고 반성하고 거듭나야 되고 김문수 후보도 지금 마치 자신은 당과 별개의 존재인 것처럼 남 탓할 수 있는 계제는 아니다"라며 "국민의힘은 굉장히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