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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왕' 이유 있었네…박왕열, '131억 마약 유통' 수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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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약왕' 이유 있었네…박왕열, '131억 마약 유통' 수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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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왕열, 범죄단체조직 혐의도 적용…하위 채널까지 관리
    연속 검거 막기 위해 조직원 간의 실제 접촉 금지해
    일부 혐의는 핑계… 필리핀 교도소서 마약 매월 1~2회 흡입

    필리핀에서 송환된 '마약왕' 박왕열이 지난달 27일 오전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필리핀에서 송환된 '마약왕' 박왕열이 지난달 27일 오전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131억원 상당의 마약 판매와 유통 시도 등 혐의로 구속 송치된 마약왕 박왕열(47)의 구체적인 범행 수법이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경기북부경찰청에 따르면 박왕열은 지난 2016년 10월 필리핀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혐의로 필리핀 교도소에서 복역 중 지난 2019년 10월 탈옥했다.

    도피생활을 하던 박왕열은 그해 11월쯤부터 텔레그램에 마약류 판매채널 '전세계'를 정점으로 하고, '그레이엔젤, 아이스시, 하와이, 바티칸킹덤'을 하위 판매채널로 뒀다.

    각종 온라인 채널을 통해 자칭 '마약왕'이라는 별명을 내건 박왕열은 마약류 판매를 광고하며, 텔레그램으로 구매자들에게 마약을 판매했다.

    무통장 입금받거나 비트코인 전자지갑으로 받은 박왕열은 지난 2020년 10월까지 약 9억 4천만원과 57.4BTC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가상자산거래는 547건으로 약 57.4BTC, 현재가 기준으로 58억 5천만원에 달했다.

    마약 판매를 위해 국제화물특송 또는 직접 인편(속칭 지게꾼)을 통해 마약을 밀수한 박왕열은 국내총책 및 중간 판매책을 통해 소량으로 나눠 숨겨둔 마약을 구매자들에게 좌표를 전송하는 이른바 "던지기" 방식으로 공급했다.

    이번 수사를 통해 박왕열이 밀수하거나 유통하려다 적발된 양은 필로폰 12.7kg 등 시가 63억원 상당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판매대금과 적발된 마약류의 양을 합산하면 현재가 기준 약 131억원 상당의 마약류를 밀수·유통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기존에 파악한 공범 236명 외에 박왕열에게 마약을 공급한 것으로 확인된 A씨, B씨 등 주요 공급책 2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또 가상자산을 통해 자금을 세탁해 준 코인대행업체 운영자 5명을 검거하는 등 30명을 추가로 파악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조직원이 마약 판매 후 박왕열에게 보고하는 대화 내용. 경기북부경찰청 제공조직원이 마약 판매 후 박왕열에게 보고하는 대화 내용.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박왕열, 범죄단체조직 혐의도 적용…하위 채널까지 관리


    박왕열은 범죄단체조직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단순한 마약류 판매, 관리의 정도를 넘어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하위 채널을 관리해 막대한 범죄수익을 올렸던 점이 확인됐기 떄문이다.

    박왕열은 지난 2019년 필리핀 교도소에서 탈옥해 도피하는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그는 해외에서 판매하고 있는 마약류의 암거래가와 한국 내 암거래가가 몇 배 이상 차이 난다는 점을 알게 됐다.

    박왕열은 필리핀 교도소에서 알게 된 수감 동기 C씨로부터 마약에 대한 기초지식과 판매·유통 방법을 전수받아 한국 내 마약류 유통을 위한 범죄단체를 조직할 것을 계획했다.
     
    박왕열은 텔레그램 판매채널 '전세계'에 마약류 판매 광고 글을 게시하고, 매수자들과 1:1 대화를 통해 마약종류, 가격 등을 정하고 좌표사진을 전송해 주는 총책의 역할을 맡았다.
     
    필리핀 교도소 수감 동기로 함께 생활했던 D씨에게 연락한 박왕열은 밀수된 마약을 국내에서 수령한 후 관리, 은닉, 판매, 매매대금 계좌관리의 역할을 맡겨 국내 판매총책으로 뒀다.

    마약류 매수 주문이 급격히 늘어나 규모가 커졌다. 그러자 박왕열은 중간 판매책으로 E씨 등 11명을 두고, 그 중 F씨 등 3명과 또다른 공범 1명은 계좌관리책의 역할을 맡겼다.

    텔레그램에서 '대행사'라고 불리며 미신고 가상자산 거래업체를 운영하던 G씨도 포섭했다. 박왕열은 G씨에게 텔레그램을 통한 마약 판매 대금 중 가상자산의 입출금을 관리하도록 했다. 이 같은 박왕열의 범죄 조직의 규모는 총 15명에 달했다.

    조사받고 나온 조직원에게 텔레그램으로 보고받는 박왕열. 경기북부경찰청 제공조사받고 나온 조직원에게 텔레그램으로 보고받는 박왕열.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연속 검거 막기 위해 조직원 간의 실제 접촉 금지해


    총책인 박왕열은 조직원 상호 간의 실제 접촉을 금지했다.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고 한 명의 중간 판매책이 검거돼 다른 중간 판매책들이 연속적으로 검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박왕열의 지시를 받던 중간 판매책이 검거되거나 수사 대상이 될 경우 자신에게 "어떤 것, 무엇 때문에, 문제, 현재상황"을 정리해 보고할 것을 지시하는 등 치밀하게 수사기관의 추적 및 수사에 대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이렇게 벌어들인 범죄수익금은 조직원들에게 계좌 이체하거나 비트코인을 전송하는 방법으로 정산해 분배했다.

    박왕열의 범행 이전에는 대부분의 마약 거래가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만나 마약을 전달하는 대면으로 이뤄졌다.
     
    그런데 박왕열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한 광고와 판매, 던지기 방식의 마약 유통방식을 본격적으로 활용해 불과 1년 사이에 소위 '마약왕'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
     
    손쉽게 돈을 벌고, 마약 판매가 들키지 않는다는 소문으로 박왕열의 마약 판매 방법을 모방한 마약 범죄도 증가하게 됐다.

    박왕열은 처음 범행을 준비하면서 필리핀 교도소에서 알게 된  C씨로부터 노하우를 전수 받았으며, C씨로부터 마약공급책인 A씨, B씨 등 이른바 '큰손'을 차례로 소개받았다. 이들과 교류하며 마약밀수, 공급, 하위조직원 공유 등을 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경찰이 압수한 필로폰. 경기북부경찰청 제공경찰이 압수한 필로폰.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일부 혐의는 핑계… 필리핀 교도소서 마약 매월 1~2회 흡입


    경찰은 박왕열을 상대로 구속 기간 동안 16차례에 걸쳐 하루 10시간 이상의 강도 높은 수사를 벌였다.

    그 결과 박왕열은 증거가 명확한 사안에 대해서는 대체로 시인했으나,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의 핑계를 대거나 범행을 축소하기도 했다.

    또한 송환 시에는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자신이 사용하던 휴대폰을 초기화하는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박왕열에 대한 국과수 감정결과 모발 전체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이 확인됐다. 박왕열은 경찰 조사에서 "교도소 내에서 1년 이상의 기간동안 매월 1~2회 필로폰을 흡입했다"고 진술했다.

    경기북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3일 범죄집단조직,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마약류 불법 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위반의 혐의로 박왕열을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박왕열을 검찰에 송치한 뒤에도 이번 수사를 통해 파악된 해외 공급책 등 주요 공범에 대해 검찰과 공동조사를 추진하는 등 수사를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

    박왕열의 범죄수익으로 의심되는 가상자산 지갑 47개에서 입출금된 총 94.6개의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거래내역을 면밀히 분석하는 등 범죄수익에 대해서도 끝까지 추적해 환수할 계획이다.

    의정부지검으로 송치된 이 사건은 수원지검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로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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