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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 사태…불안한 입주자, 피말리는 중소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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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영 사태…불안한 입주자, 피말리는 중소건설사

    태영건설 시공맡은 단지, 공기지연 등 우려
    당첨자들도 무더기 계약포기…분양대행사들도 권유 머뭇
    도급순위 태영건설보다 낮은 건설사들 분양 난항 예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 박종민 기자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 박종민 기자
    태영건설이 지난달 28일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을 신청한 가운데 태영건설이 짓고 있는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수분양자들이 계약금과 중도금 등 분양대금을 날릴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입주 지연 등은 불편을 겪을 가능성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뒤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수분양자들의 문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태영건설 시공 단지를 분양 받았는데 공사가 중단되는 것이냐', '정상적으로 입주를 할 수 있는 것이냐' 부류의 질문이 대부분이다.

    전문가들은 공사 자체가 전면 중단될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입주 지연 등의 불편을 겪을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30세대 이상 아파트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분양 보증에 가입해야 한다. 시공사 등이 사업 진행이 곤란한 경우 수분양자들은 HUG 주택 분양 보증을 통해 기존에 납부한 분양 대금을 환급 받을 수 있다.

    태영건설이 공사 중인 주택사업장 중 분양이 진행돼 분양계약자가 있는 사업장은 총 22곳, 1만9869세대다. 이 중 14개 사업장(1만2395세대)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에 가입된 상태다. 정부는 일단 이들 사업장이 태영건설의 계속 공사 또는 시공사 교체 등을 통해 사업을 계속 진행하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입주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개시되든, 워크아웃이 불발되어서 법정관리로 넘어가든 공사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분양이 저조한 단지는 시공사 교체에 나서더라도 나서는 건설사가 없어서 불발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태영건설은 "하도급 대금 지급 등은 문제 없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공사 진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입주 지연이 현실화 되더라도 입주지연 보상금이 있어서 피해를 일부부 보전 받을 수는 있다.

    직방 빅데이터랩 함영진 랩장은 "HUG로부터 분양보증이 된 단지 수분양자들은 분양대금을 날릴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도 "간혹 일정 부분 할인을 받기 위해 보증금을 선납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업중단 등 문제가 생길 경우 선납금은 환급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입주 지연시 수분양자에게 지급하는 입주지연 보상금이 적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입주 일정을 맞추려고 할 것"이라면서도 "공정률이 80~90%인 단지와 착공도 하지 않은 단지 등 공정률에 따른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멈춰있는 공사 현장. 박종민 기자멈춰있는 공사 현장. 박종민 기자
    태영건설이 시공을 맡은 일부 단지는 분양을 실시했으나 미계약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경기 의왕시 오전'나'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지에 769가구가 들어서는 '센트라인 데시앙'은 지난해 10월 분양 당시 일반 분양 중 특별 분양을 제외한 348가구 모집에 1179명이 청약하며 3.38대 1을 기록했지만 당첨자들이 무더기로 계약을 포기해 선착순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직후 관련 홈페이지에 /입주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시공 품질 저하나 A/S는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는 안내문을 내걸었지만 분양 대행 업체도 적극적으로 계약을 권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능력 평가 16위 업체인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그보다 작은 규모의 건설사가 시공을 맡은 단지들은 청약 결과를 더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시장 분위기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 채무로 인한 불안감까지 확산되면서 중소형 건설사들이 시공한 단지에 대한 청약자들의 기피 현상도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을 전후해 분양에 나선 중소, 중견 건설사들은 대규모 미달 사태를 겪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부터 5일까지 아파트 청약을 받은 민영 주택 10개 단지 중 △김해 삼계 푸르지오 센트럴파크(시공사 대우건설) △동래 롯데캐슬 시그니처(롯데건설) △매교역 팰루시드(삼성물산 건설부문, SK에코플랜트, 코오롱글로벌) 등 대형건설사가 시공한 단지 3곳과 청주 동일하이빌 파크레인 2단지 등을 제외한 6개 단지는 모두 미달됐다. 모두 중소형 건설사들이 시공한 단지들이다. 대형건설사가 시공한 단지의 청약경쟁률도 실은 미달을 면하는 수준이어서 이들 단지들도 미계약이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태영 사태 이후 금융권이 건설사에 대해 더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건설 업계가 자금난을 겪을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청약이 대거 미달되면 건설사들의 자금난이 심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업계에서는 공사 과정에서 자금난을 겪지 않으려면 초기 계약률이 50~60%를 넘겨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태영 사태 전에도 대형 건설사 시공 단지에 대한 선호 현상이 있었는데 이번 사태로 대형건설사 선호 현상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소형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 환경이 지금도 녹록지 않은데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어 '옥석 가리기'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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