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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현산' 나오면 즉각 퇴출…건설업계 "가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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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의 현산' 나오면 즉각 퇴출…건설업계 "가혹하다"

    핵심요약

    "부실시공 근절 의지 공감…예방 노력 불구 사고 시 도매금 매도 가혹"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 연합뉴스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 연합뉴스 
    근로자 6명의 목숨을 앗아간 광주 서구 화정동 아파트 건설현장 붕괴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정부가 심각한 인명피해가 발생한 부실시공사고가 발생했을 때 정부가 즉시 '등록말소' 처분을 내릴 수 있는 '원·투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건설업계에서는 "부실시곤 근절의지에 공감한다"면서도 "인명사고 방지를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데 도매금으로 비판을 받고, 기업의 존폐가 위협받는 것은 가혹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국토부 "엄중 처벌" 요청하며 "'제2의 현대산업개발' 나오면 무관용"

     
    28일 국토교통부는 광주 화정동 사고 시공 책임이 있는 원도급사 HDC현대산업개발과 하도급사인 가현건설산업에 관계법상 가장 엄중한 처분인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을 내려줄 것을 영업정지청인 서울시(원도급사)와 광주 서구청(하도급사)에 각각 요청했다. 만약 현대산업개발의 건설업 면허가 등록말소되면 1994년 성수대교 붕괴로 동아건설의 면허가 취소된 후 2번째 등록말소가 이뤄지는 것이다. 국토부 결정과 관련해 현대산업개발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 품질에 대해 근본적으로 바꿔나가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날 제재 요청과 함께 '아파트 붕괴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부실시공 근절 방안'도 발표했다. 지난 14일 건설사고조사위원회가 광주 화정동 사고를 '인재(人災)'로 결론 내리고 사고 원인을 설계부터 시공 전 과정에 걸친 총체적 부실로 진단한데 따른 후속 조치다.
     
    국토부는 △시공 품질 관리 강화 △감리 내실화 △부실시공 무관용 원칙 대응 등 3개 분야 19개 과제를 제시했다. 사망자나 부상자가 각각 3명, 10명 이상 발생했거나 건축물이 붕괴 또는 전도돼 재시공이 필요한 경우 지금까지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처분을 했지만 앞으로는 국토부가 직권 처분하기로 했다.
     
    불법하도급과 무관하게 부실시공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업계에서 퇴출하는 '원·투 스트라이크 아웃제'도 도입한다. 시설물 중대 손괴로 일반인 3명 또는 근로자 5명 이상 사망 시에는 바로 등록말소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을, 5년간 부실시공 2회 적발 시 등록말소하는 투스트라이크 아웃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제도 개선을 위한 관련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중이다.
     
    부실시공으로 인한 사망사고 발생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최대 3배 이내로 확대하기로 했다. 부실시공으로 영업정지 처분 시 공공택지 공급 및 주택도시기금 지원 등에 엄격한 페널티를 부여하고, 공공 공사의 하도급 참여를 영업정지 기간 및 이후 최대 2년간 막는 등 공적 기회도 제한한다.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박종민 기자HDC현대산업개발 본사. 박종민 기자아울러 부실시공 예방을 위해 △주요 의사결정 이력관리 의무화 △품질관리자의 겸임제한 등 업무독립성 확보 △인허가 단계서 공기 및 비용 산정 적정성 검토 절차 신설 등을, 감리 내실화를 위한 △감리자의 공사중지권한 강화 △민간 주택공사의 감리배치기준 설정 △지자체의 감리관리 및 감리단계 제재수단 확보 등의 제도개선방안을 내놓았다.
     

    업계 "예방 노력 불구 사고시 도매금 처벌…'겹겹이'처벌법 손봐야"

     
    국토부의 '부실시공 근절 방안'에 대해 건설업계에서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일부 과제에 대해서는 "가혹한 부분이 있다"고 토로한다. 불법하도급과 무관하게 부실시공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업계에서 퇴출하는 '원·투 스트라이크 아웃제'가 대표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안전사고는 누구나 예방하려고 노력하지만 그와 무관하게 일어날 수 있다"며 "인명사고가 발생했을 때 적절한 처벌이 이뤄져야겠지만 한 번 사고가 발생했다고 즉시 회사 문을 닫게 만드는 것이 적정한 제재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대형사의 경우 본사와 협력업체 직원까지 합치면 몇 만 명 수준인데 건설사 한 곳이 문을 닫게 되면 이 사람들은 모두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이라며 "인명사고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잘못이 있는 사람들이 처벌받는 것은 맞지만 기업 전체를 퇴출시키는 것을 너무 간단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안전사고 발생 시 적용되는 겹겹이 규제를 감안해 과제 이행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재 공사현장 등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하면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다양한 법률에 근거해 처벌을 받게 되는데 여기에 앞서 국토부 제재까지 이뤄지는 것은 과도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부실시공 근절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동감한다"면서도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형사처벌 근거 규정이 겹치는 부분이 있는 만큼 관련법 개정 과정에서 면밀하게 고려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관행 변화 기대…원스트라이크 아웃제, 구체화시 우려 불식 기대"

     
    연합뉴스 연합뉴스 이번 방안을 부실시공 근절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책임연구원은 "부실시공 사고에 대한 무관용 원칙이 제시된 것은 추후 관련 사례가 누적되면서 건설업계의 관행 변화를 가져올 것을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인 시도"라며 "넘어서는 안 될 선이라는 것이 관습법처럼 자리 잡는다면, 무리한 저가 수주나 지나친 수익 추구에 일종의 브레이크 역할을 할 것으로도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우려가 제기되는 '원·투 스트라이크 아웃제'에 대해서도 "중대재해처벌법도 초기에는 '중대사고가 발행하면 이유불문하고 무조건 처벌 받는 것이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이후의 시행령에서 사업장의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한 사업주에 대한 면책 요건이 제시되면서 저 문제가 사라졌다"며 "원·투 스트라이크 아웃제도 이후 관련 법령의 수정과 구체화 과정에서 비슷한 결과물을 도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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